[더팩트ㅣ고양=설상미 기자]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신임 당대표가 과반 득표에 성공하면서 대세론을 입증했다. 전대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패스트트랙 공소 취하 폭로 논란 등이 불거졌음에도 당심은 한 대표를 향했다. 이로서 22대 총선 참패로 당을 떠난 한 대표는 104일 만에 당의 수장으로 복귀했다. 한 후보는 전대 폭로전으로 인한 당 후유증을 극복하고, 192석의 범야권에 대항하기 위한 당 화합을 도모해야 한다. 또한, 공약으로 내세운 제3자 추천 채상병특검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원내 의원들을 설득할 과제가 남았다.
이날 오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한 대표는 62.8%(32만702표)를 득표했다. 지난해 3월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김기현 당시 당대표 후보가 1차 투표서 52.9%를 득표한 것보다 11%가량 더 높은 득표율로, 그야말로 압승이다. 한 대표는 당대표 수락 연설에서 "이번 전대서 우리는 치열하게 토론하고 경쟁했다. 송구스럽다"라며 "국민의힘은 이견을 존중하고 차이를 인정하는 성숙한 자유민주주의 정당으로, 민주적 방식으로 극복할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당원 동지들과 국민 여러분은 변화를 선택했다"라며 "새로 선출된 지도부와 함께 스스로 폭풍돼 여러분을 이끌겠다. 우리는 폭풍을 뚫고 미래로 간다"고 말했다.
최고위원으로는 김재원·인요한·장동혁·김민전 후보가, 청년최고위원으로는 진종오 후보가 선출됐다. 김재원 전 의원은 TK(대구경북) 기반으로 당원들 사이에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 지난해 5·18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으로 1년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김 전 의원은 "저에게 맡겨진 소임을 충실히하고, 당과 나라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1호 특별귀화자' 출신인 비례대표 초선 의 인 의원은 "3년 남은 윤석열 정부가 꼭 성공하도록 잘 지키겠다"라며 "그리고 선거가 끝났으니 모든 이견과 의견을 합쳐서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역할하겠다"고 말했다.
장동혁 의원은 한 대표의 러닝메이트로, 당내 대표적 친한계 의원으로 주목을 받았다. 장 의원은 22대 총선에서 사무총장을 맡은 한 대표의 최측근 인사다. 장 의원은 "전대 과정 아픔 씻어내고 당의 힘을 하나로 모으겠다"며 "변화하고 미래로 나아가겠다. 민주주의의를 지켜왔던 떳떳한 보수정당 국민의힘을 새롭게 만들고, 윤석열 정부 성공시켜 정권을 재창출하겠다"고 했다.
김민전 의원은 유일한 여성 후보로서 여성 할당제 관련 당헌·당규에 의해 최고위원 당선이 확정됐다. 김 의원은 "저희는 아주 민주적으로 경쟁했고, 그야말로 개딸 민주주의 지배하는 민주당과 우리는 아주 다르다"라며 "그럼에도 우리의 업그레이드는 멈춰서는 안 된다. 당원이 중심이 되는 정당으로 앞으로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청년최고위원 역시 한 대표팀인 진종오 의원이 선출됐다. 진 의원은 "분열되고 상처 입은 국민의힘을 살리고 새로운 변화의 시작을 청년 패기로 앞장서겠다"라며 "신임 한 대표와 원내외 여러분들과 피폐한 인생을 구제하고 더불어민주당에 헌법 유린에 대해 전력으로 싸울 것을 다짐한다"고 했다.
이번 전당대회는 지난해 3.8 전당대회 보다 7% 떨어진, 48.51%의 투표율로 마감했다. '자폭 전대'로 인한 피로감으로 인해 투표율이 저조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기 지도부에게는 전대 기간 불거진 논란을 수습하고 당내 분열을 수습해야 할 과제가 남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당대회 연설에서 "우리 국민의힘은 저와 함께 대한민국 미래를 책임지는 집권 여당으로, 우리는 한 배를 탄 운명 공동체"라며 "민생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국민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일에 당과 정부가 하나가 되어 단결해야 한다. 당정이 원팀이 돼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일할 때 국민께서도 더 큰 힘을 우리에게 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