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 날이 밝았다. 한 달간의 당권 레이스를 마친 4명의 당대표 후보(나경원·원희룡·윤상현·한동훈)는 당원과 국민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다자구도로 치러지는 당대표 선거에서 가장 당권에 근접했다고 평가받는 한 후보가 결선투표 없이 1차 투표에서 당선을 확정 지을지 관심이 쏠린다.
22일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4차 전당대회 최종 투표율이 48.51%로 집계됐다. 전체 당원 선거인단 84만1614명 가운데 40만8272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지난 19일부터 이틀간 진행한 모바일 투표와 21~22일 실시한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를 합산한 수치다. 지난해 전당대회(55.1%) 때와 비교하면 6.59%포인트 낮다.
'당심'이 당권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이번 당대표 선거는 당원투표 80%, 일반 국민 여론조사 20%의 비율을 각각 반영하기 때문이다. 이번 전당대회 결과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상위 2명의 후보가 결선을 치른다. 때문에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가장 앞서는 것으로 조사된 한 후보가 과반 득표에 성공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한 후보 캠프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당의 변화를 바라는 당원과 국민의 요구에 화답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한 후보 캠프 정광재 대변인은 22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한 후보에 대한 지지 강도가 다른 타 후보에 비해서 높아 지지율 하락으로 연결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1차 과반 당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막판 변수로 떠오른 한 후보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 부탁' 폭로도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봤다. 정 대변인은 "1차 과반을 막을 정도의 악재가 됐느냐에 대해서는 동의하기가 어렵다"며 "패스트트랙 논란 이후에 일부 당원들이 고개를 갸웃하는 부분도 있었겠지만 대세를 바꿀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한 후보를 추격하는 3명의 당권 주자는 반전을 노리고 있다.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 후보는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패스트트랙 재판'에 연루된 전·현직 의원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친윤계를 중심으로 '반(反)한동훈' 전선을 공고하면서 결선투표를 대비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한 후보가 과반 득표에 실패한다면 한 후보와 맞붙는 후보가 떨어진 후보의 표를 상대적으로 대폭 흡수할 수 있다는 분석과 오히려 한 후보와 분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동시에 나온다. 윤 후보도 YTN 라디오 '뉴스 파이팅, 배승희입니다'와 인터뷰에서 "만약 한 후보가 1차에서 50%를 넘지 못하면 결국 후보 간 연대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2중'으로 분류되는 나 후보와 원 후보는 전당대회 직전 전통적 지지기반인 영남권을 돌며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한 나 후보는 "(당원과 국민이) 통합과 안정을 이룰 당대표로 저를 많이 생각하게 됐고 결국 결선투표로 갈 것"이라고 했다. 만약 결선에서 다른 후보를 지지할지에 관한 물음에 "당과 나라를 위한 깊은 고민을 하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대구 동화사를 원 후보도 결선행을 자신했다. 특히 원 후보는 당권 레이스 과정에서 한 후보와 각을 세우며 신경전을 벌여 왔다. 당 선관위가 두 후보에게 '주의'를 줄 정도로 비방전을 벌였다. 심지어 지지자들 간 물리적 충돌 사태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그만큼 원 후보는 반한동훈의 중심에 선 양상을 보여 왔다는 점에서 친윤 진영과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
당 일각에서도 한 후보의 우세 속 결선투표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팬덤층이 두터운 한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다는 평가가 많지 않나. 결선에 갈지는 두고 봐야 하겠으나 결과가 바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전대에서도 막판에 대통령실 개입 논란이 뜨거웠는데 1차에서 끝나지 않았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