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는 22일 "우리가 메뚜기떼냐"라며 현행 전국당원대회 경선 방식에 불만을 드러냈다. "후보자는 바쁘기만 하고 당원들은 연설 한 번 듣는 게 전부인 전당대회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 과정에서 강성 지지층을 겨냥해 '집단 쓰레기'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가 논란이 일자 진화에 나섰다.

김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가 메뚜기떼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같이 밝혔다.

대구 합동연설회를 마치고 귀가하는 중에 글을 쓰고 있다고 밝힌 김 후보는 "바쁘게 움직였더라도 보람이 있었다면 다행일 텐데 그렇지도 않다. 각 지역의 당원들과 깊이있는 대화는커녕 눈길 한번 마주치는 것도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후보자들은 당원들과 만나기도 어렵고, 후보자의 연설을 듣기도 전에 온라인 투표가 시작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 후보는 "전당대회는 모든 민주당원의 축제다. 우리 당원들께서 후보자들과 깊이 있는 대화도 나눌 수 있어야 하고 후보자들 또한 당원과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 지역 주민들도 찾아오는 재미와 유익함도 있어야 한다. 이런 효과를 얻으려면 지금 방식으론 어렵다"며 다양한 볼거리를 바탕으로 경선을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도 없고 판단도 필요 없이, 연설도 듣기 전에 표만 찍는 기계처럼 당원을 취급하는 게 아니라 우리 민주당의 전당대회를 국민의 집단지성이 모아지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자"라며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민주당이 되자는 뜻"이라고 했다.

당초 김 후보는 처음 올린 글에서 "'집단 지성'이 아니라 '집단 쓰레기'로 변한 집단은 정권을 잡을 수도 없고, 잡아서도 안 된다"라거나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이렇게 합동연설회를 하는 것은 과연 누구를 위한 합동연설회란 말인가"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재명 후보의 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논란이 확산하자 김 후보 측은 해당 부분을 삭제하고 '실수'라고 해명했다. 김 후보의 대변인은 이날 공지를 통해 "'쓰레기 발언'은 후보의 뜻이 와전돼 메시지팀에서 실수로 업로드된 것이다. 후보는 이 사실을 알고 즉각 해당 글을 삭제하라고 지시했고 메시지 팀장과 SNS 팀장을 해임했다"라고 설명했다.

대변인은 "김 후보는 후보별 당원투표 결과에 대해 전혀 이의가 없다. 또한 득표 결과에 연연치 않고 큰 싸움은 계산하지 않고 나선다는 초심에 추호도 흔들림 없이 무소의 뿔처럼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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