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하>] 방송4법 중재 파장…우원식 의장, 또 강성 지지층 표적


여야 합동연설회, 서로 다른 평일과 주말 개최
북한, 호우에 황강댐 방류량 기습적으로 늘려

방송4법 입법 강행을 중단하라는 우원식 국회의장의 중재안 제안에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이 분노하고 있다.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제76주년 제헌절 경축식에 참석하는 우 의장의 모습.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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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추미애 데려와라"…우원식 국회의장에 다시 뿔난 강성 지지층

-우원식 국회의장이 또다시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타깃이 됐다던데 무슨 일이야?

-민주당이 추진하는 방송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설치법 개정안) 중재안을 내놨기 때문이야. 우 의장은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4법 입법 강행을 중단하고, 여당과 원점에서 법안 재검토를 촉구한다"고 민주당에 당부했어. 방통위원장 탄핵 소추 논의도 중단을 요청했지. 정부와 여당엔 "공영방송 이사 선임 일정을 중단하고 방통위 파행 운영을 멈춰달라"고 했어. 대신 우 의장은 여야와 시민사회, 언론학자, 언론계 종사자 등이 참여하는 범국민협의체 구성을 제안했지. 민주당은 제안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으로 보였는데 예상과 달리 용하기로 뜻을 모았어.

-당 결정과 달리 민주당 지지자들은 충격이 큰 모양이더라고. 우 의장의 페이스북에는 "협치 운운하는 얼띠기 국회의장, 김진표랑 친구먹기로 했나", "당신을 반대한 당원의 뜻이 옳다는 것을 확인시켜 줘 고맙다", "착한척하려면 내려와라", "민주당 탈당하고 다시는 정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제 노원에서 안 보고 싶다" 등의 비난 댓글이 달렸어.

우 의장이 SNS에 올린 글에 달린 댓글들. 우 의장에 불만을 토로하는 내용이다. /우 의장 페이스북 갈무리

-이재명 당대표 후보의 지지자들이 모인 '재명이네마을'에도 "우원식 씨는 아주 한가한 모양이다", "김진표 순한 맛 같은 느낌" 등의 분노 서린 글이 가득해. 추미애 의원을 소환하는 글도 온라인 커뮤니티 곳곳에 올라왔더라고. 강성 당원들이 밀었던 추 의원이 국회의장에 당선됐어야 한다는 거지.

-최고위원 후보들 사이에서도 아쉽다는 반응이 나와. 전당대회에 출마한 강선우 의원은 "냉각기 아니고 시간 낭비. 방송4법 원점 재검토 반대. 협치는 이성적 상대와"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었지. 또 "추미애 아쉽다"라고도 남겼는데 논란이 확산하자 삭제했어.

-민형배 의원도 18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 - 겸손의 힘들다'에 나와 "지금은 타협하거나 협치를 해서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시간이 아니다"라고 했어. 전현희 의원도 "시간을 끌면 끌수록 MBC는 장악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시기와 상황을 오판하긴 게 아닌가. 긴급성을 모르시는 게 아닌가 그런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라고 밝혔지. 추 의원의 의장 경선 탈락으로 한차례 십자포화를 겪었던 우 의장이 이번에 또 이렇게 집중 공격을 받게 됐네.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해.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난 17일 전국 합동연설회가 끝났다. 국민의힘의 합동연설회는 총 다섯차례, 전부 평일에 진행됐다. /배정한 기자

◆전당대회 합동연설회, 국민의힘은 '평일'·민주당은 '주말'...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전당대회가 진행 중이야. 국민의힘은 오는 23일 화요일에, 민주당은 내달 18일 일요일에 열려. 국민의힘은 7월 8일 제주 등을 시작으로 17일 다섯 번의 합동연설회를 마쳤어. 민주당도 20일 제주부터 합동연설회를 시작해. 그런데 일정표를 곰곰이 보다 보니 차이점이 눈에 띄더라.

-응 맞아. 국민의힘은 7월 8·10·12·15·17일, 모두 평일에 진행했어. 반면 민주당은 7월 20·21·27·28일과 8월 3·4·10·11·17일, 모두 주말이야. 왜 그런 거야?

-취재해 보니 양당 모두 "특별한 이유는 없다"는 답이 돌아왔어. 서병수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장은 통화에서 "토론회 등 여러 일정을 짜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라며 "특별히 평일에 해야 한다는 건 없다"고 했어.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원래 평일에 했다. 특별한 이유는 모르겠다"면서 "민주당은 왜 주말에 하느냐"고 반문하더라고.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 합동연설회는 20일부터 모두 주말에 진행된다. 민주당 김지수, 김두관, 이재명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18일 오전 서울 양천구 CBS 사옥에서 열린 토론회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민주당에도 물어봤어. 한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난 전당대회 때도 주말에 했다. 원래 주말에 하는 거 아니냐"고 하더라. 이춘석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장은 <더팩트>에 "특별한 다른 이유는 없다"면서도 "많은 당원들이 참여해서 연설을 듣고 후보자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사료돼 그런 것"이라고 했지.

-여기저기 물어봤지만 특별한 이유는 찾지 못했어. 관계자마다 추측과 분석을 내놓았지.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원 분포의 차이"라고 분석하더라고. 민주당의 경우 40~50대 직장인이 많은 반면 국민의힘은 60대 이상 은퇴자가 많다고 말이야. 실제로 확인되진 않았지만 그럴듯하기도 해.

북한은 지난 9일에 이어 18일에도 사전 통보 없이 황강댐 방류를 기습적으로 시행했다. 사진은 지난 2020년 북한 황강댐의 방류로 역대 최고수위를 경신한 경기도 연천군 군남댐에서 수문이 열린 모습. /이덕인 기자

◆北, 황강댐 무단방류...정해진 수순이었다?

-북한이 황강댐 방류량을 기습적으로 늘렸다던데?

-응. 이번 주 전국적으로 집중호우가 발생한 가운데 북한 지역에도 상당한 양의 비가 쏟아졌다고 해. 황강댐은 군사분계선(MDL) 기준 북쪽 40여㎞에 위치해 있는데, 지난 2009년 9월 북한의 무단 방류로 우리 국민 6명이 사망한 적 있어. 통일부는 올해 장마전선이 심상치 않을 것이란 예측에 따라 지난달 28일 북한에 '사전 통보'를 요청한 바 있지. 하지만 북한은 별다른 통보 없이 황강댐 물을 내려보낸 것으로 지난 18일 확인됐어. 지난 9일에 이어 벌써 두 번째야.

-북한의 무단 방류가 '수순'이었다는 시각도 있다며?

-통일부는 북한에 방류 사전 통보를 요청하면서 남북 연락채널 정상화를 촉구한 바 있어. 하지만 대북전단과 오물풍선으로 격화한 남북 대치 국면에서 이같은 요청이 통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지. 통일부는 지난 19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추가 방류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24시간 감시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어. 면밀하게 지켜보는 것 외에는 달리 방도가 없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어.

통일부는 지난 19일 정례브리핑에서 관계기관 간 긴밀한 협조하에 24시간 감시태세를 유지하면서 매뉴얼에 따라 관련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영무 기자

-물론 남북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다고 볼 수 있지. 남북은 지난 2009년 10월 개성 남북경협협의사무소에서 관련한 실무회담을 개최하고 사전 통보를 합의했는데, 북한이 이를 지키지 않고 있거든. 이같은 상황이 반복된다면 우리 국민의 추가 피해 가능성 역시 지속될 수밖에 없어. 그만큼 통일부가 꽉 막힌 남북관계를 인도적 차원에서라도 풀어줘야 할 텐데 안타깝게도 그럴 여지는 없는 것 같아. 통일부는 '원칙과 단호한 대응'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거든.

-북한의 추가 방류가 있을 수 있다고?

-이번 주말에는 장마전선이 다시 북상하면서 수도권 등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비가 내릴 전망이라고 해. 북한에서도 같은 기간 평양 등에 강수가 예상된다고 하더라고. 아무쪼록 방류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북한도 방류하더라도 한 번쯤은(?) 사전에 우리 측에 통보해 줬으면 좋겠네.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조채원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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