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 청문회' 충돌…與 "불법 청문회" 野 "말 못하는 자가 범인"


野, 02-800-7070 집중 추궁…"누구와 통화했나"
물리적 충돌에 전현희 부상…정청래 "형사고발할 것"

19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가 열리기로 한 회의장 앞을 막아선 국민의힘 의원들로 회의장 입장이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사진은 국회 직원의 도움을 받아 회의장으로 향하는 정청래 위원장(오른쪽)과 고통스러워하는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의 모습.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19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에서는 여야 의원들의 고성과 삿대질이 난무했다. 국민의힘이 "불법 청문회"라고 항의 농성을 벌인 가운데 회의장에 입장하려는 야당 의원들과 물리적 충돌을 빚기도 했다. 대통령실 법률비서관 출신인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의 회피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증인선서 여부로도 여야는 격돌했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청문회를 열고 탄핵 청원 중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다루기로 했다. 이날 오전 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대통령실 경호처 번호로 밝혀진 02-800-7070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02-800-7070은 누구에게 온 전화인가"라고 묻자 이 전 장관은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이 전 장관이 8월 2일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밝힐 수 없다"고 하자 "말 못 하는 자가 범인"이라고 압박했다. 이 전 장관은 "수사지시를 하고 인사조치를 검토한 뒤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기 때문에 전화 내용과 이첩 보류는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청문회에서는 대통령실 법률비서관 출신인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이해충돌 관계에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실 비서관으로 근무하면서 채 상병 사건 이첩 보류 이전 44초 통화한 주 의원이 있다. 대통령실과 한 몸이었던 사람"이라며 "사실상 증인석에 앉아 있어야 할 사람이 여기 앉아 있다"고 지적했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도 "이 수사 외압과 이첩 보류 회수 여러 가지 의혹이 집중되었던 7월 31일과 8월 2일에 통화한 분은 법사위원으로서 질의할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주 의원은 "공수처가 국방부 관계자의 통화내역을 광범위하게 조회했다. 저는 국방부 관계자 누구와도 통화한 내역이 없다"며 "오히려 이 사건과 무관하다는 게 입증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누가 사용했는지 특정도 안 되는 전화로 44초 통화했다고 이해충돌이라 주장하냐"며 "같은 발언을 법사위 회의장이 아닌 외부에서 한다면 법적조치 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정 법사위원장이 주 의원에게 "누구와 통화했는지 밝힐 수 있냐"고 묻자 주 의원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여야 대치는 장시간 이어졌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여당 의원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국회법에 따라 질서유지권을 발동할 수 있다"고 수차례 경고했다. 야당 의원들도 "여당 의원들을 퇴장시키라"고 정 법사위원장에게 요구하기도 했다. 여당 의원들은 "정 법사위원장의 진행이 편파적"이라고 맞받았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법사위 회의실 앞에서 위헌, 위법 탄핵청원 청문회 법사위 규탄농성을 벌이고 있다. /남윤호 기자

이날 청문회는 시작 전부터 여야 의원들의 충돌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회의장 앞을 점거하고 야당 의원들의 입장을 막으면서 실랑이를 벌였다. 회의장에 들어서던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물리적 충돌을 겪었다"면서 얼굴과 허리 등의 통증을 호소했다.

정 법사위원장은 전 의원의 상처를 확인한 뒤 "국회선진화법 제166조에 따라 위원회 회의실에 입장하는 것을 다중에 의한 위력·폭력으로 막았다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돼 있다"며 "형사고발을 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같은 당 장경태 의원은 "폭행이 있었는지 채증해달라"고 요구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 의원들도 밀지 않았냐"고 맞섰다.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은 당초 이날 청문회에 불참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청문회에 참석해 부당함을 알리는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청문회는 시작 직후에도 청문회의 불법성을 주장하며 항의하는 여당 의원들과 이에 맞선 야당 의원들 간의 고성이 이어졌다.

법사위원이 아닌 국민의힘 의원들은 회의장 밖에서 농성을 이어갔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중진의원인 권성동·김기현·박대출 의원은 회의장에 들어와 '탄핵정치 중단하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항의했다. 정 법사위원장은 "제가 회의장에 입장하는 것을 물리력으로 방해한 분들은 모두 퇴거해주시기 바란다"며 "경고조치 이후에는 질서유지권을 발동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이번 해병대원 순직사고는 정말 불의의 사고였다. 여기에 대해서는 이미 수사결과에 따라서 여러 가지 원인 밝혀졌지만 문제는 왜 이러한 사건이 국가기관의 수사외압으로 비화되고 이것이 왜 탄핵이라는 황당한 일까지 벌어졌는지 밝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오늘 청문회는 불법청문회"라며 "탄핵청원의 사유를 보면 다섯 가지 모두가 현재 진행 중인 수사와 재판과 관련된 사건이고 국가기관을 모독하는 내용으로 국회법에 따라 청원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청원건에 대해 청문회가 이뤄진 적도 없었고 법적 근거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 법사위원장은 "법사위에 자동적 회부된 국민동의청원은 청원소위로 보낼지 전체회의에서 토론하고 논의할지는 위원장 재량사항"이라며 "국회법에 따라 청문회 개최를 위원회 의결로서 의결한바 오늘 청문회는 합법적"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불법청문회라면 여당 의원들은 왜 여기 와있나. 불법이라고 주장하는 분들은 이 자리에 있으면 안 된다"고 일축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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