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자폭…羅-元, '공소 취하 부탁' 폭로 한동훈 맹폭


與 마지막 합동연설회…당권주자 1강 韓 향한 총공세
폭로전으로 얼룩진 전당대회...전대 이후 내분 우려

한동훈, 나경원, 윤상현, 원희룡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1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당권주자들은 한 후보를 두고 입 리스크라며 맹공에 나섰다./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고양=설상미 기자]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전국 합동연설회가 17일 서울·수도권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4명의 당대표 후보(나경원·원희룡·윤상현·한동훈)는 서로를 향한 난타전을 이어가며 공세를 폈다. 특히 한 후보가 나 후보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를 요청했다고 폭로한 것을 두고 경쟁 후보들은 일제히 '입 리스크'라고 몰아세웠다.

원·나 후보는 이날 오후 경기 고양시에서 열린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에서 한 후보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앞서 CBS 주관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자 4차 토론회에서 한 후보의 폭로를 문제 삼은 것이다. 한 후보는 토론회에서 "나 의원님께서 제게 (법무부 장관 시절) 본인의 패스트트랙 사건을 공소 취하해 달라고 부탁한 적 있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해당 사건은 2019년 4월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공수처법과 선거법 개정안 처리를 막는 과정에서 민주당과 물리적 충돌을 빚으면서, 여야 의원 28명이 기소된 사건을 말한다.

이를 두고 나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해 "연동형 비례대표제 무력화, 공수처의 무력화를 이유로 공소를 취소했어야 할 사안"이라며 "그런데 공소 취소는커녕 헌정 질서를 바로잡아달라는 제 말씀을 부탁이라고 얘기한다"고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그러면서 나 후보는 "(한 후보는) 보수 우파 후보가 맞느냐. 우리 당 대표 후보가 맞느냐. 이기적이고 불안하다"며 "보수 가치에 대한 책임감도, 보수 공동체에 대한 연대 의식도 없는 당대표에게 당을 맡길 수 없다"라고 했다. 후보석에서 지켜보고 있던 한 후보는 나 후보를 빤히 바라보며 간간이 웃음을 짓기도 했다.

원 후보는 정견 발표 대부분을 한 후보 공격에 썼다. 원 후보는 "소중한 동지를 야당에 정치 수사 대상으로 던져버린 결과가 됐다"며 "한 후보의 입 리스크가 우리 당의 새로운 위협으로 등장했다"고 말했다. 한 후보의 폭로로 인해 이날 민주당 등 범야권은 나 후보를 향해 ‘공소권 거래’, ‘국정 농단’ 등의 표현으로 수사를 압박한 상태다.

그러면서 원 후보는 "정치 이전에 신의가 있어야 믿고 소통할 수 있지 않겠나"라며 "총선 패배가 전적으로 자기 책임이라고 고개 숙이더니, 이제는 '정부 잘못이지 내 잘못 아니다'라면서 (비대위원장) 기간이 너무 짧았다는 이유로 출마를 강행했다. 이렇게 해서는 당정 충돌이 언제든지 재발할 것"이라고 직격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한 후보는 모두와 함께 화합하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배정한 기자

반면 한 후보는 '이기는 정당'을 강조하며 1강 굳히기에 들어갔다. 한 후보는 "2026년 지방선거, 2027년 대통령 선거, 2028년 총선도 모두 승리하겠다"라며 "우리에겐 민주적 토론과 치열한 경쟁으로 뜻과 힘을 모으고 이견을 조정하는 자랑스러운 전통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는 "여러분 제가 잘하겠다"며 "모두와 함께 화합하는 정당, 단결하는 정당 만들어서 우리가 반드시 이기는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발언 당시, 한 후보는 원 후보자 지지자들이 모여있는 2층 객석을 바라보며 목소리에 힘을 줬다.

한편 이날 행사장에는 5000명(국민의힘 추산)의 시민이 몰렸다.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5일 천안 합동연설회에서 벌어진 폭력 사태를 방지하고자 경호에 크게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연루된 당사자 3명에 대해 합동연설회장 출입을 금지하고 비표 관리에 더 철저히 했다. 해당 사건에 연루된 한 유튜버는 <더팩트>와 만나 "기습으로 밀고 안으로 들어갈 것"이라며 "폭력 사태는 한동훈을 따라다니는 졸개들이 (원인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행사장 내에서는 지지자들의 살벌한 기싸움이 벌어졌다. 원 후보자 지지자들은 '나는 원희룡이 좋다!', '우리는 동지다!' '우리는 원희룡을 원한다' 등의 현수막을 걸어 놓고 한 후보를 향해 ‘배신자’라고 외쳤다.

반면 연설회장을 가득 메운 한 후보자 지지자들은 '반한'(反韓) 후보에 야유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견 발표 전 내빈으로 연설회장을 찾은 친윤(친윤석열)계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과 총선백서특별회 위원장인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내빈으로 소개될 당시 한 후보 지지자들이 모여있는 객석에서는 큰 야유가 나오기도 했다.

당내에서는 전당대회 과열로 인한 내분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에서 20년간 당원 생활을 했다고 밝힌 한 60대 남성은 "최근과 같은 폭력사태는 다시는 일어나면 안 된다"라며 "충돌 이후에는 균형이 잡힐 거라 믿고 기다릴 것"이라고 했다. 한 중진의원은 <더팩트>와 만나 "전당대회 이후 봉합이 정말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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