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조채원 기자] 조국혁신당과 정의당이 17일 한목소리로 과로사 노동자에 대한 쿠팡의 '막말'을 규탄했다. 혁신당은 "20대 노동자의 과로사에 대한 모욕적인 언사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정의당은 "로켓배송을 내세우며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쿠팡의 반사회적 경영을 결코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준형 혁신당 당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2020년 쿠팡의 대구 칠곡물류센터에서 하루 종일 포장업무를 하다가 숨진 27살 청년 노동자 고(故) 장덕준 씨 재판 소식에 국민들께서 분노하고 있다"며 "2021년 산업재해가 인정됐음에도 쿠팡은 손해배상 재판 중 재해 인정 판결을 부정했다"고 지적했다. "노동을 놀이에 빗대면서 건강했던 20대 노동자의 죽음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면서다.
한겨레신문 보도에 따르면 쿠팡 물류전문회사 쿠팡풀필먼트서비스는 지난 12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장씨 유족이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재판에서 장씨의 노동 강도를 골프에 빗댔다. 쿠팡 측은 "저희가 측정한 결과 (장씨 직책인) '워터 스파이더'는 하루 평균 2만보 정도 걷는다"며 "4시간 정도 골프 치면 1만5000보 정도 걷는데 (장씨 근무시간인) 8시간 동안 2만보 정도 걷는다면 견디기 힘들 정도라고 보기 어렵다"고 업무 과중을 부인했다.
김 권한대행은 "손해배상 소송인이 돈을 좀 아껴보겠다는 발언치고는 너무 잔인하다"며 "축구장 2배 크기의 센터를 2명이 담당하면서 이리 뛰고 저리 뛰다 쓰러져간 고인의 죽음을 폄훼하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쿠팡은 2021년 장덕준 씨의 산재가 인정되었을 때 애도와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는데 손해배상 재판에서는 산재와 무관한 과도한 체중감량 탓이라고 주장한다"며 "돈벌이가 사람의 우선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청춘을 바쳐 일하다 쓰러진 노동자에 대한 모멸적인 언사를 당장 중지하라"며 "혁신당은 비극과 죽음을 향한 조롱에 강경하게 대응하겠다, 먹고살기 위해 출근할 일터에서 다시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정의당도 이날 권영국 대표 입장문을 내 "쿠팡의 오만함이 끝이 없다"며 "나라가 규제하지 않고 처벌하지 않으니 물류센터 작업으로 과로사한 노동자의 유가족 앞에서도 말을 가리질 않는다"고 꼬집었다. 정의당은 "올해 5월에도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택배노동자 정슬기 씨가 과로로 사망한 일이 있었다, 쿠팡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잘못을 인정하지 않은 탓에 또 노동자가 죽었다"며 "쿠팡은 지금 당장 고 장덕준 씨의 과로사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유가족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정부를 향해서는 "당장 연이은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반인권적이고 반생명적인 쿠팡과 계열사들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