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철영 기자]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가 종반부로 치달으면서 후보 간 발언 수위는 더 거칠어지고 단일화를 위한 줄다리기도 본격화되고 있다.

나경원·원희룡·한동훈·윤상현 당대표 후보는 15일 오후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지지를 호소했다. 나경원·원희룡 후보는 한 후보를 공격하거나 대선 출마에 대한 비판을 협공했다.

나 후보는 한동훈·원희룡 후보를 겨냥해 각각 '야당의 탄핵공세에 힘을 싣는 후보'와 '급조된 후보'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들은) 절대 당의 승리를 가져올 수 없다"며 "오직 나경원만이 대통령과 정부에 힘 팍팍 실어주고 잘못하면 거침없이 쓴소리해서 우리 보수를 하나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에 뽑는 당대표 임기 2년이다. 그런데 대선 출마자는 내년 9월에 관둬야 한다. 또 비대위, 또 전당대회, 듣기만 해도 지긋지긋하지 않느냐"라며 "얼마나 무책임하고 이기적인가. 그리고 겨우 1년 동안, 뭘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라고 한 후보를 겨냥했다.

이어 "욕심 때문에, 전당대회가 이 모양 이 꼴 됐다. 대권 욕심에 빠져 대통령 공격하는 분열의 후보가 되면, 자중지란·내부충돌, 보수의 몰락이 불 보듯 뻔하다"고 강조했다.

나 후보는 원 후보를 향해선 "도대체 왜 나온 것인지 알 수 없는 급조된 후보도 마찬가지"라며 "대통령에 찍소리도 못하고 끌려다니는 당대표는 절대 당의 승리를 가져올 수 없다"고 꼬집었다.

원 후보는 한 후보를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그는 "최근 한 후보가 법무부 장관 시절, 우호적 여론을 만들기 위한 여론조성팀이 있었고, 심지어 댓글팀까지 있었다는 폭로와 보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론조성팀과 댓글팀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중대범죄행위다. 드루킹 사건을 떠올리면 이해될 것"이라며 "야당도 당장 한동훈특검법에 이 내용을 추가해 특검을 하자고 한다. 저는 이 특검, 반대한다. 하지만 한 후보가 대표가 된다 하더라도 이 중대한 사법리스크로 인해 정상적인 당대표직 수행이 불가능하지는 않을까"라며 한 후보의 사법리스크를 언급했다.

한 후보는 나 후보와 원 후보의 공격에 이렇다 할 대응을 하지 않았다. 최근 당 선관위와 윤리위에서 지나친 네거티브에 우려를 표명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오히려 윤석열 정부에서 R&D 관한 예산삭감 문제를 지적했다. 한 후보는 "R&D 관한 예산삭감 문제는 거칠었고 정교하지 못했다"며 "저희가 반성한다. (충청) 여러분의 마음을 챙기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실력 있는 보수정당과 정부·여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그 실력에 보내주시는 여러분의 신뢰로 대한민국이 잘못된 길로 가는 걸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후보 연설회 후 나 후보와 원 후보는 취재진의 단일화 질문에 같은 듯 다른 답을 내놓았다. 나 후보는 "선거를 하다 보면 전체적으로 어떤 게 가장 큰 대의인가를 생각하게 된다"면서 '원 후보가 자신을 돕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묻자 "저를 돕지 않겠나"라며 원 후보를 압박했다.

원 후보는 윤상현 후보까지 단일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언급했다. 그는 "당을 다시 한번 당정충돌과 당내 분열과 야당의 탄핵 음모에 통을 결국 던져넣는 그런 걸 막는 정도는 세 후보가 똑같아서 필요하면 힘을 합칠 수 있다"면서도 '먼저 제안할 의사'에 대해서는 "제 뜻을 그렇게 밝혔으니 진지한 검토가 있길 바라겠다"고 일축했다.

한편 윤상현 후보는 "우리당의 썩은 기득권을 폭발시켜 달라"며 "당협위원장이 문제가 있으면 갈아치울 수 있는 당원소환제를 실시하겠다"며 "기득권에 물든 국회의원 당협위원장이 있다면 당원 이름으로 호되게 꾸짖어 달라.그 사람들이야말로 우리당을 좀먹는 좀비세력"이라고 비판하며 대혁신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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