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철영 기자]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13일 한동훈 후보가 '이재명 따라 하기'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한 후보가 대선 출마 의지를 드러내자 이를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한동훈 후보가 어제, 아주 분명하게 대선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좋다. 그 꿈, 존중한다. 하지만 당 대표 후보라면 이야기가 180도 달라진다. 당권과 대권, 둘 중 하나만 해야 된다"고 밝혔다.
나 후보는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를 예로 들며 한 후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가 오직 본인의 대권 야욕을 위해 민주당을 사당화하고 일극체제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 만천하가 다 알고 있다"면서 "심지어 당헌·당규까지 손을 대서, 당권-대권 분리라는 당내 민주주의 원칙까지 파괴했다. 민주당의 몰락이고 퇴행이다. 처절하게 망가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를 겨냥해 "대권주자가 당권까지 차지하겠다는 건 과욕이다. '이재명의 길'을 가겠다는 선언으로 밖엔 볼 수 없다. 국민의힘을 민주당처럼 망가뜨리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대선에 출마하려면 내년 9월,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나 후보는 "지방선거 직전에 또 비대위, 전당대회…지긋지긋하다"며 한 후보를 견제했다.
그는 "만에 하나라도 대표직 사퇴마저 거부한다면... 한동훈 후보는 그때부터 완벽하게 '한재명'이 된다"며 "당헌당규까지 바꿔치기해서 '임기 연장의 꿈'을 강행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나 후보는 대권주자 당 대표가 태생적으로 현직 대통령과의 차별화라는 명분으로, 각 세우고 충돌하고 들이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짚었다. 한 후보가 현재도 윤석열 대통령과 갈등 관계에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나 후보는 "윤석열 정부의 가장 큰 부담이 될 것이 뻔하다. YS-이회창, 10년 야당의 실책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면서 "한동훈 후보, 대선의 꿈이 있다면 당 대표직은 맡지 않는 것이 상식이고 원칙이다. 본인에게도 독배의 자리다. 순리대로 가기를 바란다"며 사실상 후보 사퇴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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