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항마' 김두관, 文 예방...文 "용기있는 결단" 격려


文 "민주당, 경쟁이 있어야 역동성 살아...이재명과 선의의 경쟁해달라"

11일 문재인 전 대통령(왼쪽 첫번째)과 김두관 전 의원(오른쪽 두번째)이 만났다. /김두관 전 의원 캠프 제공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은 11일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김두관 전 의원에게 "민주당이 경쟁이 있어야 역동성을 살리고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격려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남 양산 평산마을의 사저를 찾은 김 전 의원에게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용기 있는 결단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김 전 의원의 출마가 민주당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재명 전 대표와 선의의 경쟁을 통해 의미 있는 성과를 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20분 정도 진행된 만남에서 김 전 의원은 문 전 대통령에게 "민주당을 구하는 큰일이라 계산 없이 나섰다"고 출마 심정을 밝혔다. 그는 "최고위원 후보가 5인 5색이 아니라 5인 1색이 될 것 같아 다양성이 실종된 당의 현주소를 국민들이 많이 불편해한다"며 "민주당을 걱정하는 많은 분들과 함께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 측은 "장맛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날, 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집에서 나와 반갑게 맞아주시고 사저로 안내해 주셨다"고 전했다. 김 전 의원은 문 전 대통령에게 "지난 4·10 총선에서 패배해서 죄송하다"고 전했고 문 전 대통령은 "건강은 회복했느냐"고 물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후 문 전 대통령과 김 전 의원은 밖으로 나와 꽃이 핀 정원을 산책하며 이야기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김 전 의원은 지난 9일 출마 선언을 하며 이 전 대표 연임에 대해 "제왕적 당대표"라고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앞서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지난 22대 총선에서 저희가 압승했는데도 불구하고 지금 이대로는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들을 저도 하고 많은 당원들께서 염려하고 계신다"며 "결론은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에 도달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총선 과정에서 공천 과정이라든지, 또 최근에 우리 당헌·당규 개정 등을 보며 우리 당원들께서 제왕적 대표라고 많이 느낀다. 1인 정당화되어간다는 생각들을 많이 하시는 것 같다"며 "최고위원 후보로 나온 열세 분 전원이 이 전 대표와 얼마나 친한가를 강조하고 '이 전 대표를 대통령으로 만들겠다, 지키겠다' 이렇게 자처하는 것이 그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최고위원 5인을 뽑는 것은 그야말로 당내 다양한 목소리가 최고위원회에 모이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5인 5색이 돼야 하는데 5인 1색이면 최고위원을 왜 뽑냐"고 지적했다.

김 전 의원은 자신의 출마에 대해 "(이 전 대표) 1극체제 부담을 덜었다(는 안도)와 '수박'(이라는 비판)은 전형적인 이재명 지지자들 사이에서의 분류법"이라며 "당심은 부담을 덜었다, 수박 논쟁도 아니고 민주당이 다시 민주당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무도 말하지 않는 것 같지만 당원들 가슴속에는 과연 지금 민주당이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제대로 계승하고 있는 모습인지 우려하고 있다"며 "1인 정당, 제왕적 대표는 결코 민주당의 모습이 아니기 때문에 다양성의 민주당, 역동의 민주당, 연대와 연합으로 승리하는 민주당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는 게 지금의 당심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은 "열성적으로 지지하고 검찰독재 정권의 민주당 탄압, 당대표에 대한 탄압에 대해서 단호하게 맞서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면서도 "당내 다른 의견이 있는 것에 대해 가혹하게 '이지메(집단 괴롭힘)'하는 것은 우리 당의 외연을 넓히는 데나 또 차기 지방선거나 대선에서 절대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다양한 목소리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권리당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당 지도부가 토론하고 수렴해서 당론으로 결정한다. 민주적 리더십을 발휘하면 그런 부분은 자연히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의원은 전날(10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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