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설상미 기자] 9일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을 대상으로 한 첫 TV 토론회가 열린 가운데, 인터넷에 올라온 비판 댓글에 대한 각 후보들의 생각을 밝히는 '무플보다 악플' 코너가 마련됐다. 4인 후보 모두 당권 주자다운 베테랑의 여유로 굴욕적인 악플 앞에서도 꿋꿋하게 방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저는 총선에서 불출마했다. 제가 성공이나 무언가를 바라고 하는 것은 없다."
한동훈 당대표 후보는 본인을 향한 '정의로운 척 혼자 다 하지만, 성공하려고 형님과 형수님 뒤통수를 쳤다'는 악플을 두고 이같이 답변했다. 한 후보는 "저는 어릴 때부터 뭐가 되고 싶느냐는 질문이 되게 곤란하고 싫었다"라며 "저는 하고 싶은 게 많다. 그러니깐 제가 뭐가 되고 싶어서, 공적인 임무를 저버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댓글에 다 동의할 수 없지만 댓글 보는 것을 즐기고, 제가 들을 만한 말들이 하나씩은 다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유로운 모습도 보였다.
이어 한 후보는 '한동훈이 잘 하는 건, 압수수색과 깐족대는 것이다. 이준석과 똑같은 관종이다. 셀카 좀 그만 찍어라'는 악플에 대해서는 "저는 친절하고 좋은 사람이고 싶다"며 "저를 보러 와주시고, 시간 내서 오신 분들에게 친절하게 해드리고 싶다. 오신 분들에게 셀카 찍어 드리는 건 앞으로 해드리겠다"고 답했다.
원희룡 당대표 후보는 악플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한 후보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동시에 총선 패배 책임론을 거론했다. 원 후보를 향한 '20년 정치했다는 사람이 최대 업적이라고는 학력고사 전국 1등밖에 없다는 것이다. 친한척 (한 후보와) 어깨동무할 때는 언제고, 국민의힘 김의겸이냐 혹은 용산에서 그렇게 하라더냐'는 악플에 대해 "결과는 총선 참패였다. 여기에 대한 성찰과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에 대한 우리의 뼈아픈 반성, 책임론이 불가피하지만 당시 한 후보가 정말 고생한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원 후보는 "저에게 세 번씩이나 (한 후보가) 와주었는데 개인적인 고마움과 달리, 당원들과 국민의 뜻을 받들기 위해서 성찰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경원 당대표 후보는 '패배 브라더스 둘 다 저격하면 본인이 될 줄 아는 거냐'라는 악플에 "당내 선거하는 데는 사실은 독하게 못한다"라며 "그래서 당내에서 쓴소리도 못하고 반대도 못하는 사람이라고 얘기할지는 몰라도, 조용하게 할 일을 끝까지 해내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 후보는 "본회의장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들어갔는데 (당 대표가) 못 들어간다면, 여기서부터 전력 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라며 "배지 단 사람이 (당 대표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상현 후보는 '여론조사가 그다지 좋지 않다 그리고 인물은 괜찮으니 트로트 가수 하시는 것이 어떻겠냐'는 악플에 "사실 제가 트로트를 참 좋아하고, 아주 노래도 잘 부른다"며 받아쳤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중앙 인지도가 떨어지는데, 누구보다 당의 변화와 혁신을 장담하는 선봉장이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