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내가 가족과 공천 논의? 사과해"…즉답 피한 원희룡


9일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토론회
한동훈 원희룡 의혹 제기에 "명예훼손"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한동훈 후보가 9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1차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9일 원희룡 당대표 후보의 사적 공천 논의 의혹 제기에 "누군지 말씀을 못하고, 근거가 없으면 그냥 여기서 사과를 하라"며 압박했다. 원 후보는 지난 7일 22대 총선 과정에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던 한 후보가 가족·인척과 사적으로 공천을 논의했다고 주장했다. 한 후보 측은 원 후보의 주장을 곧바로 부인, 법적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 후보는 이날 오후 TV조선에서 진행하는 1차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의 주도권토론에서 원 후보에게 "7월 7일 JTBC 인터뷰에서 한 후보가 가장 가까운 가족, 인척과 공천 논의를 했다고 육성 인터뷰를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후보가 "어떤 가족을 말씀하시는 것이고, 어떤 공천에 대해서 개입을 했다는 것인지 말씀을 해 달라"고 하자, 원 후보는 "어제 선관위에서 당원들과 국민들이 전당대회 다툼을 이제라도 일단 중단하고 정책과 비전 경쟁을 시작해 달라고 했기 때문에 일단 거기에 대해 집중하고 언급을 중단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에 한 후보는 "중단할 게 아니라 먼저 거짓말을 하셨다. 중단하는 건 얘기가 안 된다"라며 "누군지 말씀 못하시겠고 근거가 없으시면 그냥 여기서 사과를 하라. 기회를 드리겠다"고 재차 사과를 촉구했다. 이에 원 후보는 "선관위에 약속했기 때문에 협조하겠다"고 했다. 한 후보는 원 후보가 계속해 대답하지 않자, 허탈한 듯 웃었다.

그러면서 한 후보는 "관련한 기사가 200개 이상이 났다. 원 후보께서 일방적으로 거짓말을 해놓고 그냥 (답을) 안 하겠다고 하면, 국민들께서도 상당히 허탈하게 생각하실 것 같다"며 "이게 구태 정치라고 생각하고, 이런 구태 정치를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 후보는 "제가 할 말이 없어서 안 하는 게 아니다. 이 정도 하라"고 답했다.

이어 한 후보는 "할 말 있으면 여기서 하라"며 "이 정도면 거의 명예훼손이고, 선거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렇게 도망가는 건 얘기가 안 된다"고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원 후보가 계속해 대답을 피하자, 한 후보는 "저에 대해서 하신 그 비방 유지하느냐"라고 돌려 묻자, 원 후보는 "더 이상 언급을 안하겠다. 지적을 감수하고라도, 상호 다투는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한 후보 측은 "가족, 인척과 공천 논의를 한 바가 없다"며 원 후보가 사과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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