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 지명…"방송 공공성 신뢰 회복 적임자"  


'정책통' 김병환 금융위원장, '예산통' 김완섭 환경부 장관 후보자 지명 
김범석 기재부 1차관 등 차관급 6명 인사도 단행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김완섭 환경부 장관 후보자,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를 지명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정무직 인사브리핑에 참석한 후보자들. /뉴시스

[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장관급 3명, 차관급 6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야당의 탄핵 시도에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사퇴한 지 이틀 만에 후임으로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을 내정했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대통령실 청사에서 인사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이 금융위원장 후보에 김병환 기획재정부 현 1차관, 환경부 장관 후보자에 김완섭 전 기재부 2차관, 방통위원장에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을 지명했다고 밝혔다.

특히 방통위원장으로 내정된 이 후보자는 김 전 위원장이 물러난 지 이틀 만의 인사다. 이 후보자는 MBC 기자 출신으로 워싱턴 특파원을 지냈고 대변인, 보도본부장을 거쳐 대전MBC 사장을 역임했다. 이라크전 당시 최초의 여성 종군 기자로 활약하기도 했다. 정 비서실장은 "언론인으로서 능력을 인정 받아왔고 경영인으로서도 관리 능력, 소통 능력을 고루 갖추고 있다"며 "오랜 기간 언론계에서 쌓은 경험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방통위 운영을 정상화하고 미디어의 공정성과 공공성을 확보해 방송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해 나갈 적임자"라고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이 후보자는 이동관·김홍일 등 전임 방통위원장들이 야당의 탄핵 추진에 모두 물러난 데 대해 "정치적 탄핵"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그는 "탄핵을 한 정당에선 현 정부의 방송장악을 막기 위해 탄핵을 발의했다고 한다. 과연 그런가. 현 정부가 방송을 장악했나"라며 MBC의 이른바 '바이든 날리면' 보도, 뉴스타파의 대장동 핵심 인물 김만배 씨 인터뷰 등을 언급했다. 이 후보자는 "모두 이 정부가 출범한 이후 나온 가짜 허위 기사들"이라며 "정부가 방송장악을 했다면 이런 보도, 기사 가능했겠나"라고 했다. 그는 또 "언론은 정치권력, 산업권력으로부터 독립해야 하는데, 저는 이 시점에서 공영방송이 노동권력, 노동단체로부터도 독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언론관도 드러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에 방통위원 추천을 조속히 해달라고도 촉구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해 국민의힘 몫 방통위원으로 추천되는 등 정치적 편향성 지적에 대해선 "제가 자유한국당에 입당해서 정치활동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방통위원장에 임명된다면 직에 맡는 중립성을 가지고 한국 공영방송의 발전, 통신 산업의 글로벌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인사청문회를 앞둔 후보자 신분에서 제1야당을 향한 작심 비판은 이례적이라는 평이 나온다.

금융위원장 후보자로 내정된 김 1차관은 1993년 행정고시(37회)에 합격해 공직사회에 입문했다. 기획재정부 내 자금시장과장, 경제분석과장, 종합정책과장, 혁신성장추진기획단장, 경제정책국장 등 요직을 맡았고, 현 정부 출범 이후에는 초대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을 지냈다. 정 비서실장은 "경제 전반을 아우르는 시각, 정책능력, 위기대응 능력을 겸비했다"며 "금융 및 거시경제 전반에 대한 탁월한 식견을 바탕으로 금융시장 안정, 선진화 정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는 데 적임자"라고 평했다. 김 후보자는 임명 후 다룰 최우선 중점 과제에 대해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와 관련한 리스크가 우선적으로 관리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완섭 전 차관도 기재부 출신이다. 행정고시(36회)에 합격해 기재부 내 예산심의관, 예산총괄심의관, 예산실장을 거쳐 제2차관까지 역임한 예산 및 정책분야 정통 관료다. 지난 4월 22대 총선에서 강원 원주을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바 있다. 정 실장은 "윤석열 정부의 지난 예산 편성을 총괄하는 등 누구보다 국정철학 이해도가 높다. 특히 기후변화 대응 등 환경 이슈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는 점을 검안해 폭넓은 시야를 가지고 균형감 있는 정책을 쳐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차관급 6명 인사도 단행했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연원정 인사혁신처장, 김범석 기획재정부 제1차관, 박범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김재홍 국립중앙박물관장, 임상섭 산림청장, 권재한 농촌진흥청장. /대통령실 제공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차관급 6명 인사도 단행했다. 연원정 대통령실 인사제도비서관, 김범석 경제금융비서관과 박범수 농림해양수산비서관이 각각 인사혁신처장, 기재부 제1차관과 농식품부 차관으로 승진기용돼 친정으로 복귀한다.

연 신임 인사혁신처장은 28년간 인사혁신처 등에 근무하며 공무원 연금개혁, 고위공무원단 제도 도입, 공무원노조와의 정부교섭 타결 등을 이끌어 낸 인사행정 전문가다.

김 신임 1차관은 경제정책 전문가다. 대통령실은 "거시경제, 국제금융 등 풍부한 정책경험을 토대로, 물가 등 경제지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우리경제의 역동성을 회복시켜 나가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박 신임 차관은 텍사스A&M대 농업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농식품부 정책기획관, 축산정책국장, 차관보 등을 거친 정통 농정관료다. 대통령실은 "유통정책·협동조합·자원환경 등 정책 경험이 풍부하고 이해관계 조정능력 및 추진력이 뛰어나, 농정분야 국정과제의 적극 이행과 함께 당면 현안인 '농식품 물가 관리'에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권재한 농촌진흥청장, 임상섭 산림청장, 김재홍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박물관장도 내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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