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3일 거시경제 개선 흐름과 달리 민생경제는 여전히 어렵다며 "효과가 나타나는 시차를 줄이면서 민생의 구조적 근본적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역동경제 로드맵 발표' 회의를 주재하고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올해 상반기 경제 성적표가 양호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1.3%를 기록했고, 2023년 1인당 국민소득도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추월했다. 경기회복을 이끄는 수출도 9개월 연속 플러스 성장세다. 올해 상반기 무역수지는 1년 전 253억 달러 적자에서 231억 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물가상승률도 2.4%로 3개월 연속 2%대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의 2024년 국가 경쟁력 평가에선 역대 최고 순위인 20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해 "재정 건전성을 지키면서 민간 주도, 시장 중심의 경제 기조를 일관되게 추진하고 첨단 과학기술 육성을 비롯한 개혁 정책에 집중해 왔다. 특히 노사 법치주의를 확립해 파업으로 인한 근로손실일수가 역대 정부 평균의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고 이러한 것이 이와 같은 경제 성과를 도출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자평했다.
이어 양호한 거시경제 지표와 국제사회의 평가가 민생의 활력으로 이어지도록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부가 25조 원 규모의 소상공인 종합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코로나19 기간 소상공인의 대출 이용 빈도와 규모가 급증했고 소상공인 연체율이 늘었다고 전임 문재인 정부를 겨냥했다. 그러면서 "포퓰리즘적인 현금 나눠주기식이 아니라 도움이 절실한 소상공인들에게 맞춤형으로 충분한 지원을 펼치고 구조적인 대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저금리 대환대출 지원 대상을 저신용자에서 중저신용자까지 확대해서 소상공인들의 이자 부담을 낮추고, 최대 80만 명의 소상공인에게 정책자금과 보증부 대출의 상환 기한을 5년까지 연장한다. 또 전기로 지원 대상 매출 기준을 현행 연 3000만 원에서 6000만 원으로 2배 높여 전기료 부담을 낮추고, 소상공인에게 임차료를 인하 임대인에게 제공하는 '착한 임대인 세액 공제 제도'를 2025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또 "폐업 상황에 몰린 소상공인들께는 채무조정과 함께 재기를 지원하겠다"며 "코로나 피해 소상공인에게만 지원했던 새출발 기금을 올해 6월 말까지 사업을 한 모든 소상공인으로 확대하고 자금 규모도 10조 원 늘려서 약 30만 명을 추가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어 "단순히 빚을 줄여드리는 데 그치지 않고 소상공인들의 취업과 재창업을 위한 특화된 교육 훈련을 실시하고 1대 1로 컨설팅해 드리는 소상공인 새출발 희망 프로젝트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위해 경제의 역동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불요불급한 규제를 혁파하고 세제를 혁신해서 국민과 기업 모두가 윈윈하는 성장의 토대를 만들겠다"며 "기업이 중소 중견기업을 거쳐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성장 단계별 규제를 합리화할 것"이라고 했다.
규제 완화에 대해선 "산업 발전과 기술 변화에 발맞춰 규제 샌드박스 등을 적극 활용해서 새로운 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도 적극 추진한다. 윤 대통령은 "기업 가치를 높이고 국민들에게 더 많은 자산 형성 기회를 제공하는 밸류 프로그램을 정착시키고 확산하겠다"며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배당을 확대하는 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고, 주주들의 배당소득세에 대해 저율 분리과세를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민생 안정을 위한 주거 등 구조적 문제 해결에도 더 힘쓰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이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곳에서 보금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주택 공급을 확실하게 늘리겠다"며 "도심에 있는 노후 청사를 활용하여 시민과 청년들에게 임대주택을 5만호 이상 공급하고 중산층을 위한 장기 임대도 10만 호 이상 늘려나갈 것"이라고 했다.
먹거리 물가 개선과 관련해선 "첨단 과학기술을 활용해 농축수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2027년까지 온라인 도매시장 거래액을 현재 가락시장 거래 규모 수준인 5조 원까지 확대해서 유통경로 간의 경쟁을 촉진하고 생산자와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이어 "또한 할당관세를 통해 해외 공급선 확보에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끝으로 "오늘 논의를 통해 정부 모든 부처가 힘을 모아 역동경제 로드맵을 내실 있게 발전시켜 나가기 바란다"며 "또한 현장과 계속 소통하면서 민생경제 해결 방안을 찾아 나가고 경제 회복의 온기가 모든 국민들에게 확실하게 퍼지도록 힘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