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권 경쟁 본격화…친한 vs 비한 구도 속 연대 주목


당 일각서 韓 과반 득표 여부에 주목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당권 경쟁이 본격화됐다. 사진은 당권주자인 나경원 의원·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윤상현 의원·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왼쪽부터 가나다순). /더팩트 DB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주자들 간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당권 레이스 초반부터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과 '자체 핵무장론' 등 민감하고 굵직한 이슈가 튀어나오는 등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다. 최대 관심사는 누가 당권을 거머쥐냐는 건데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세론 속 당권주자 간 연대가 형성될지 주목된다.

25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나경원 의원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윤상현 의원, 한 전 위원장이 당대표 경선 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재명 전 대표의 독주 체제로 흐르는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와 달리 4명의 거물급 인사들의 각축전이 예상됨에 따라 국민과 당원들의 주목도 측면에서 흥행하고 있다는 평가가 당 안팎에서 나온다.

정가에서는 대체로 친한(親韓)과 비한(非韓) 주자들로 구분하는 가운데 당내 일각에서 한 전 위원장의 1차 과반 획득 여부가 관건이라는 시각이 있다. 한 재선 의원은 <더팩트>와 만나 "대세론을 형성한 한 전 위원장이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하지 못한다면 결선투표 결과는 뚜껑을 열어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당원들 사이에서 여전히 윤심(尹心)을 무시하기 어렵다. 비윤(당권주자)의 연대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초선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의 팬덤은 압도적인데 차기 당권과 대선을 연계하는 인식이 당원들 사이에서 조금씩 확대되는 것처럼 보인다"면서도 "다만 한 전 위원장이 과반 득표에 실패하면 결선투표에서 다른 후보들에게 분산됐던 표가 한 사람에게 쏠릴 수도 있다는 점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당은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전대 닷새 뒤인 28일 결선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다.

당권 주자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당 대표 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당권 레이스가 본격화한 상황에서 당권주자들 간 신경전도 팽팽하게 벌어지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이 제3자가 추천하는 '채 상병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이후 경쟁자들은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가 먼저라며 반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윤 의원은 이날 "대통령과 의도적으로 각을 세운 것"이라며 "한 전 위원장이 당대표가 되면 대통령의 탈당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윤심을 자극했다.

비슷한 양상의 논쟁은 또 있다. 나 의원이 자체 핵무장론을 주장하자, 다른 당권주자들은 국가안보 강화의 필요성에는 인식을 같이하면서도 국제사회의 제재 가능성을 우려하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최근 북한과 러시아가 조약 체결을 통해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는 등 한반도 정세가 불안한 상황에서 보수 표심을 끌어안기 위한 논쟁으로 보인다.

이번 전당대회는 당원(80%)과 민심(20%)을 모두 반영하기 때문에 당권주자들이 한쪽으로 치우치는 극단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지나치게 계파 색채를 드러내는 것을 자제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하지만 정치공학적 반윤 대 친윤의 구도가 드러나고 있다. 따라서 각 당권주자는 당내 지원 세력을 최대한 활용해 지지세를 넓혀나가려는 행보가 불가피하다.

대표적으로 한 전 위원장은 친한계로 분류되는 장동혁·박정훈·진종오 의원과 함께 전당대회를 치르고, 친윤 후보로 거론되는 원 전 장관은 인요한 의원과 박진호 김포갑 당협위원장을 각각 최고위원과 청년최고위원 후보로 합류시켜 진용을 꾸렸다. 나경원·윤상현 의원은 계파 정치와 줄 세우기 정치를 비판하며 러닝메이트제에 반대하고 있다.

당 일각에선 너무 계파 진영에 기대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선거가 조직싸움이라지만 (전당대회 과정에서) 계파 갈등이나 책임론을 노출한다면 과거와 똑같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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