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사과 NO'…역대급 폭염·폭우 예고에 대통령실 '예의주시' 


대통령실 "폭염 및 홍수 피해 예방 위해 전국 일제 점검 주문" 
기후플레이션 대책 요구 커져…대통령실 "스마트팜으로 가야"

대통령실은 올해 역대급 폭염과 폭우 예고에 정부 부처에 재해 예방시설 사전 점검을 지시했다. 지난 3월18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 과일매장에서 물가 현장 점검하는 모습. /대통령실 제공

[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농산물 가격이 가까스로 안정세를 찾았지만 올해 역대급 폭염과 장마가 예고되면서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상 기후로 인한 농가와 농작물 작황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시설 사전 점검을 지시하는 등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상재해에 선재적으로 대응해 농산물 가격 급등 요인을 관리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장바구니 물가 폭등의 주원인으로 꼽혔던 농산물 물가는 올 3월을 기점으로 하향 안정세다. 지난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5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농림수산품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4% 내리면서 두 달째 하락세인데, 특히 농산물이 큰 폭(-7.5%)으로 하락했다.

다만 이 같은 가격 안정세는 여름철 기상 상황에 따라 급변할 수 있어 선제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후변화로 올해 역대 최고 수준으로 폭염 일수가 늘고, 국지성 호우도 빈번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농산물은 기상 여건에 민감해 작황에 큰 영향을 주고, 이에 따라 농산물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2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 주부터 폭염과 집중호우에 대비해 전국적으로 재해 예방시설 사전 점검을 진행 중이다. 대통령실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여름에 집중호우, 폭염이 있으니 이번 주부터 전국을 일제 점검할 것을 (농림축산식품부에) 요청했다"며 "집중호우에 대비해 침수 피해 없도록 배수로를 정비하고, 폭염에 대비해 가림막 치는 시설들이 다 작동하는지를 이번 주 안에 다 전국적으로 확인해달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난해에는 과일이 냉해가 왔고 또 집중호우 피해로 30%씩 사과와 배 생산이 30%씩 줄었다. 기상재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국내 공급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기후플레이션의 근본적인 대책으로 스마트팜 육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7월 18일 윤 대통령이 충남 논산 성동면 수박 비닐하우스 농가를 방문해 집중호우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은 지난달부터 '민생물가 TF'를 가동해 가격 변동성이 큰 품목, 특히 농산물 중심으로 물가 집중 관리 중이다. 일시적인 지원책만으로는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으므로, 기후 변화가 있더라도 가격이 덜 민감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방안 등이 집중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농산물 수급 안정을 위해 근본적으로 스마트팜 등 자본 집약적 농업의 활성화 방안을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상에 영향 없이 생산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근본적으로는 결국 스마트팜 쪽으로 가야 한다. 이를 위해 단계적으로 쭉 추진해 나가고,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과원 등 대책도 계속 논의해 오고 있다"라며 "기상재해에 대비해 대통령실은 계속 관심 갖고 있고 정부를 통해 관리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금사과' 등 지난해 과일값 급등으로 민생물가 압력을 받았던 정부는 올해 1월부터 농촌진흥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지방자치단체, 농협 등이 참여해 안정적 공급 방안을 논의하는 과수 생육관리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한편 향후 '기후플레이션(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로 농작물 생산이 감소해 식료품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이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정부의 중장기적인 종합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PIK)는 지난 4월 보고서에서 2035년까지 폭염으로 식품 물가가 연간 3.2% 포인트 올라 전체 물가를 최대 1.2% 포인트까지 상승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행도 지난 18일 물가안정목표 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평균 온도가 2040년까지 13.6~13.8℃까지 상승한다는 가정하에 농산물가격은 0.6~1.1%, 전체 물가는 0.3~0.6% 높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우리나라가 가공식품의 해외 원재료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기후변화로 인한 국제 곡물가격 변동 영향을 민감하게 받는다는 점, 국내 과실 생산량이 급격히 줄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그러면서 "정부는 국내 기후환경에 적합한 농작물의 품종 개발 등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기후 변화에 대비한 농산물 수급 안정 방안을 연내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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