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정수 기자] 정부가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따라 외국인 근로자 수요가 늘어나는 점을 감안해 부처별로 분산 관리하던 외국인력을 통합 관리한다. 정부는 수요자 중심의 통합 관리를 위한 조직 재편에 나서는 한편 외국인력 수급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처하겠다는 방침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41차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저출생과 고령화가 심화하면서 우리 노동시장에 점진적으로 유입된 외국인력은 현재 약 56만 명으로, 구인난이 심화하고 있는 빈 일자리 등 향후 외국인력의 국내 유입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발표한 '외국인력의 합리적 관리방안'은 외국인력의 안정적 수급과 활용성 확보를 위한 △수요자 중심 △통합적 관리 △공공책임 강화 등을 골자로 한다. 세부적으로는 비전문인력, 전문인력, 유학생, 지방인력 등을 대상으로 추진 과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우선 정부는 '수요자 맞춤형' 인력정책을 위해 업종별 중장기 수급 전망을 소관 부처 중심으로 실시한다. 예를 들어 기존 농촌 지역의 계절근로의 경우 단순히 지방자치단체가 법무부에 신청해 승인을 받는 식이었는데, 이를 농림축산식품부가 직접 나서 수요를 파악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해양수산부를 '어업고용 인력지원 전문기관'으로 지정하고 5년 수급관리 방안을 마련토록 지시했다. 이어 고용노동부에는 '전 업종 대상 상시 분석 센터' 설치와 세부 업종에 대한 인력수요를 주기적으로 분석할 것을 주문했다.
비전문 외국인력에 대한 '통합관리 체계'도 마련된다. 그간 외국인력은 비자 유형별로 관계 부처가 분산 관리해 노동시장 전체관점에서 총량적 외국인력 도입 관리가 어려웠다는 게 정부의 논리다.
예를 들어 계절근로(E-8)는 법무부가, 고용허가(E-9, H-2)는 고용부가, 선원취업(E-10)은 해양수산부가 맡아 전체 외국인력 관리에 대한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외국인력정책위원회'로 통합해 관리할 계획이다.
또 정부는 외국인정책위원회, 외국인력정책위원회, 다문화가족정책위원회 등 3개 위원회를 '외국인다문화정책위원회(가칭)'으로 일원화해 외국인 관련 정책 심의기구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그간 외국인 관련 정책이 위원회별로 다소 중첩되면서 정책 연계가 부족했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공공책임 강화'의 일환으로 민간 알선업체에 대한 자격기준을 마련하고, 전문기관을 통한 평가·제재를 실시하는 등 민간 도입방식을 제도화할 계획이다. 민간업체의 개입으로 인해 과도한 송출비용이 발생하고, 외국인 근로자들의 이탈을 부추긴다는 지적에 기반한 것이다.
이밖에 정부는 전문·숙련 외국인력을 유치·육성하기 위해 비전문인력(E-9, E-10)의 숙련기능인력(E-7-4) 전환 규모를 지난해와 같은 3만5000명으로 유지할 예정이다. 또한 이와 관련해 사업장별 허용인원을 내국인의 20% 이내에서 30% 이내로 확대하고, 뿌리 산업 등은 50% 이내로 개방해 전환 요건을 완화한다.
아울러 정부는 한국어 및 한국문화에 적응한 졸업 유학생이 지역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사무·전문직에 한정된 유학생 취업 분야를 비전문분야(E-9)로 확대한다. 이어 육아휴직 대체인력 활용, 지방대학 중심 유학생 취업 맞춤반 운영, 지역 우수기업 취업연계 등을 통해 이들을 위한 구직과 연수 기회도 대폭 늘릴 방침이다.
한 총리는 "우리 국민의 일자리를 최우선으로 하되, 우리 국민이 기피하는 빈 일자리에 대해서는 성실한 외국인 근로자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외국인력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효과적인 관리 체계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js8814@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