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운영위 1년씩' 與 제안에 박찬대 "尹 거부권 안 쓴다면 검토"


"참으로 황당…진정성 찾아볼 수 없어" 사실상 거부
"협상 위해선 최소한 신뢰 있어야"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법사위와 운영위를 여야가 1년씩 돌아가며 맡자는 것인데 참으로 황당하다며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원구성 협상 제안을 거부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에서 통과된 모든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1년씩 맡자는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제안을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한 셈이다.

박 원내대표는 19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원구성 협상 관련 브리핑을 열고 "법사위와 운영위를 여야가 1년씩 돌아가며 맡자는 것인데 참으로 황당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에는 불법이라며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고 하루 뒤에는 1년씩 나누자는 것이 도대체 말이 되는가"라며 "진정성이라는 걸 찾아볼 길이 없다. 지금까지 논의되고 진행된 내용을 원점으로 돌리자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은 국민의힘의 제안은 총선 민심을 거역하는 것이라고 박 원내대표는 지적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심기 경호와 방탄을 위한 것이라며 법사위와 운영위는 애초에 거래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그는 "총선 민심은 윤 정권 실정을 야당 중심 국회 잘 제어해 국정 정상화 시키라는 것이다. 애초부터 거래의 대상이 될 수 없어 협상안을 내놓으라고 했더니 협잡을 하면 되겠나"라며 "협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충분한 신뢰다.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이 보여준 것은 신뢰의 파탄이었다. 국민의힘이 제안하고 우리가 검토하려면 최소한의 신뢰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세 가지 조건을 제시하면서 정부여당이 이를 수용한다면 제안을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첫번째 조건은 윤 대통령은 향후 1년간 통과되는 모든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즉시 공포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국민의힘도 국회 운영에 적극 협조하고, 입법부와 행정부 사이 견제와 균형을 위해 입법부의 권리가 침해될 땐 적극 맞서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정부와 여당이 이같은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보고, 사실상 추 원내대표의 제안을 거부한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향후 1년간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변화의 힘을 보여주고, 실천을 입증한다면 제안에 대해 충분히 긍정적으로 검토가 가능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했다.

주말까지 원구성 협상을 마무리해달라는 우원식 국회의장의 주문 역시 존중한다고 박 원내대표는 밝혔다. 그는 "국회법에 따라 원구성을 마무리해야 하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이지만 원활한 국회의 운영을 바라는 의장의 뜻을 존중한다"며 "국민의힘도 국회의 정상화 의지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터무니없는 권한쟁의 심판을 즉각 취소하고 국회부의장 후보도 즉각 선출에 나서라"라고 당부했다.

앞서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표 구하기 등의 이유로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 자리를 넘기라는 요구를) 도저히 수용하기 어렵다면 앞의 1년은 민주당이 맡고, 1년 뒤 2년 차에는 국민의힘으로 돌려달라, 순차적으로 맡자는 안을 다시 공개 제안한다"라며 "민주당에 전향적 검토와 수용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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