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7일 단독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열고 채상병 특검법을 심사했다.
국회 법사위는 이날 오후 국회 본청 법사위회의실에서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열어 순직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채상병 특검법)을 상정해 논의했다.
1소위는 법사위 소관 법안을 심사하는 곳으로 1소위원장인 민주당 간사 김승원 의원을 비롯해 전현희·서영교·이성윤·박균택 의원 등이 참석했다. 반면 김도읍·유상범·장동혁 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과 특검법의 주무부처인 법무부의 심우정 차관도 참석하지 않았다.
1소위원장 김승원 의원은 "국민의힘 위원들께서 의정활동 보이콧을 하시더니 급기야 이제 법무부까지 국정 보이콧에 나섰다. 지난주 법사위 전체회의에 장관이 불출석하더니 법안소위까지 차관이 불출석했다"며 "보이콧하는 것은 정면으로 법 위반 행위를 하는 것이다. 법안에 이의가 있다면 정부를 대표해 논의할 법무부가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직무태만으로 보인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법무부에서 법사위에 협조하지 않더라도 회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관이나 차관이 국회에 출석하지 않아 생기는 일에는 상응하는 책임을 묻겠다고도 했다. 그는 "불출석하는 것은 논의될 법안에 법무부가 묵시적으로 동의하고 이의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정부 입장을 밝힐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결과만 낳게될 것이라는 걸 분명히 밝힌다"라고 했다.
전현희 의원도 "국회를 모독하는 행위"라며 심 차관의 불출석을 비판했다. 전 의원은 "정치적 중립 의무를 지닌 고위공직자인 장관, 차관들과 국무위원들의 국회 상대로 한 보이콧은 단지 법사위만의 행위가 아니다. 국민을 대리하는 입법부를 무시하는 행태"라며 "집권여당의 보이콧과 행정부의 보이콧을 좌시하지 않겠다"라고 강조했다.
서영교 의원도 "심우정이라는 차관이 오지 않은 것은 법무부 장관이 논의하면서 가지 못하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 국민의힘, 그 뒤엔 용산에서 가지 못하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 철저히 따져야 한다. 범죄행위나 마찬가지"라며" 국민 앞에 사과를 드리고 책임을 물을 수 있게 해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이날 회의는 1시간 넘어 진행됐다. 김 의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전문위원들의 상세한 검토 및 1소위 위원들의 활발한 토론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1대 때 대통령께서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했는데 사실관계가 틀리거나 (거부권을 행사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라고 말했다.
또 처음 특검법이 발의됐을 때보다 수사범위가 확대된 만큼 특검의 수사 기한 연장 필요성도 지적됐다고 한다. 김 의원은 오는 21일 예정된 법사위 전체회의 때 특검법을 논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같은 날 입법청문회도 열 예정이어서 그전까지 소위를 마칠 수 있게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전 의원은 민주당이 특검을 지명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국민의힘 주장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명박 정부 당시 내곡동 사저 특검법,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특검, 문재인 정부의 드루킹 특검 모두 야당 쪽에서 특검을 임명해 온 것이 관례라고 했다. 아울러 장차관이나 국무위원이 국회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처벌할 수 있는 국회법 개정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서 의원은 "이번 특검의 수사 대상은 대통령실과 대통령, 국방부 장관 등이므로 대통령이 거부할 수 없는 특검이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이해충돌 방지에 해당하고 위헌이라는 내용도 논의됐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