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고속철, '형제국' 우즈베키스탄에 수출…인프라·광물 협력 강화


한국형 고속철 42량 2700억 규모 수출 계약
WTO 가입 지원 등으로 수출 환경 기반 마련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타슈켄트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궁 영빈관에서 열린 소인수 회담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양국 정상은 2시간 회담에서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심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우즈베키스탄 국빈 방문 계기에 양국이 경제협력을 강화했다. 약 2700억 원 규모의 한국형 고속철 수출을 계약하고, 핵심광물 공급망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우리 기업의 현지 수출을 확대하기 위한 환경도 구축했다.

윤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120분간 정상회담을 갖고 합의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양 정상의 임석 하에 국방·방산, 보건의료, 공공행정 협력 등 총 17건의 문서도 체결했다. 현지 인프라 분야에서 우리 기업의 수주 지원과 진출 확대 기반을 조성하는 한편 보건·의료, 과학기술, 교육·인력양성, 환경 등 분야에서의 협력을 확대했다. 2019년 중앙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데 이어 이번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 계기에 양국 관계를 내실화한 것이다.

먼저 한국의 고속철 차량을 우즈베키스탄에 수출한다. 정상회담 계기에 현대로템과 우즈베키스탄 철도공사가 2700억원 규모의 한국형 고속철도 차량 공급 계약을 맺었다. 시속 250㎞급의 현대로템 고속철을 7량짜리 6대로 편성해 총 42량을 수출한다. 이번 공급계약은 우리나라가 고속철도를 도입한 지 20년 만에 고속철 차량을 해외에 수출하는 첫 사례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공동언론발표에서 "우즈베키스탄의 철도 인프라 개선에 기여하고 고속철도 운영 등 양국 철도 분야 전반의 협력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공급계약으로 향후 중앙아시아는 물론 폴란드, 태국, 모로코 등 10조 원 이상 규모로 추정되는 세계 고속철 차량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정부는 평가했다.

이 외에 '우즈베키스탄 지역난방 현대화 협력 약정'을 체결해 한국의 지역난방 시스템 수출 기반을 확보했다. 윤 대통령은 향후 우리 기업의 우즈베키스탄 대규모 인프라 사업 수주에 대한 관심도 당부했다.

양국 대통령이 임석한 가운데 14일(현지시간) 타슈켄트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궁 영빈관에서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과 주파르 나르줄라예프 우즈베키스탄철도공사 사장이 우즈베키스탄 철도공사 고속철 6편성 공급계약서 서명식을 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에 2700억 원 규모의 한국형 고속철을 수출하기로 했다. /뉴시스

카자흐스탄에 이어 우즈베키스탄과도 광물 공급망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파트너십 약정' △'지질분야 협력 MOU' △'광물생산 플랜트 기술개발 실증고도화 MOU' 등 3건의 계약 체결해 핵심광물 탐사부터 개발, 정련, 제련, 활용 등 기술 협력은 물론 인적 교류까지 종합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경제성이 확인되면 한국 기업이 먼저 개발과 생산에 참여할 기회를 갖도록 하고, 양국이 공동 운영 중인 '희소금속센터'를 확장해 향후 희소금속의 안정적인 확보 기반도 마련했다.

우리 기업의 현지 수출을 확대, 지원하기 위한 환경도 구축했다. 먼저 우즈베키스탄의 WTO 가입을 지원한다. 가입 절차를 위한 전문 지식을 공유하고 실질적인 지원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우즈베키스탄이 WTO에 최종적으로 가입하면 우즈베키스탄의 상품 양허세율 협상이 타결돼 역내 우리 기업의 경영활동 안정성도 보장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전대금융 한도를 증액(0.3억 달러→ 0.5억 달러)해 자동차·자동차부품·기계·설비 등 우리 기업의 수출 활동 지원 기반을 강화했다. 전대금융은 수출입은행이 해외 현지 은행과 신용 한도를 설정하고, 현지 은행이 신용 한도 내에서 현지 고객에 필요한 수입대금을 대출해 주는 간접금융상품이다. 또 우즈베키스탄에 대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 지원 한도를 2021~2023년 10억 달러에서 2024~2027년 20억 달러로 증액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게 경제협력 분야에서의 '새로운 파트너십 모델'도 제안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현지 브리핑에서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핵심광물, 화학, 반도체, 기계, 스마트팜, 도시 인프라, 친환경 에너지 등으로 협력 분야를 적시해왔다"며 "우리 정부는 이를 범부처 차원에서 진지하게 검토하고, 양국이 부가가치 사슬을 어떻게 확장할지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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