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법사위 가동...채상병 특검법 상정


박성재 법무부 장관 불출석...野 강력 반발
14일 첫 업무보고...감사원·군사법원 등 6개 기관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첫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12일 제22대 국회 첫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강행했다. 앞서 보이콧을 선언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박성재 법무부 장관도 출석하지 않았다. 야당은 이날 채상병 특검법을 상정하고 소위가 구성되는 대로 심사에 돌입하기로 했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이날 회의를 열고 "국회법 정신에 따라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늘 회의가 불가피하다"면서 "회의는 항상 예정된 시간에 정시에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야당 간사로 선임된 김승원 의원은 "여야가 함께하는 22대 국회 법사위가 되길 간절히 바랐으나 국민의힘 보이콧으로 이렇게 22대 법사위 출발하게 된 것에 대해 다시 한번 국민께 죄송하다"면서 "총선 민의를 외면하며 국회의원 책무까지 놓아버린 국민의힘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은 절박한 국민의 삶 앞에두고 국민의힘을 무작정 기다릴 수 없었으며 앞으로도 절박한 국민을 버려두고 여당이 의사일정 참여하기만을 무작정 기다리지만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법사위는 채상병 특검법을 상정하고 대체토론에 나섰다. 특검법은 전날(11일) 법사위에 회부돼 숙려기간 20일이 지나지 않았지만 국회법 제59조 단서에 따라 법사위 의결로 상정됐다. 법사위는 오는 14일 소위 구성을 완료하고 소위에서 특검법을 본격 심사할 예정이다.

정 위원장은 "위원회 의결로 소위원회로 회부하지 않아도 된다. 상임위에서 토론을 종결하고 의결하고 본회의에 회부해도 법률적으로 하자는 없다"면서도 "소위에서 좀 더 심도있게, 그리고 국민의힘 위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더 토론을 진행하는 것이 온당하다"고 했다.

앞서 토론에서 야당 의원들은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규탄하며 특검법의 조속한 처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 거부권은 헌법에 규정되어 있는 대통령의 권리이지만 입법부에 대한 견제 수단, 위헌적인 입법으로부터 헌법의 보호라는 거부권 제도의 목적 그리고 헌법 제40조의 국회 중심 입법권 그리고 권력분립 등의 헌법의 기본 원리를 고려할 때 대통령의 거부권이 행사에는 헌법상의 내재적 한계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과 가족 측근에 대한 법에 대해서 무더기로 지금 거부권 행사를 하고 있다"며 "여기에 대해서 헌법학자들 사이에는 헌법의 내재적 한계를 무시했다는 지적들이 지금 제기가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금 해병대원 순직사건의 경우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수사 외압 의혹이 제기가 되고 있고 모든 증거가 대통령실과 윤석열 대통령을 가리키고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채해병 특검법은 윤석열 대통령 본인이나 그 측근이 대통령실 고위관계자에 의한 압력으로 국방부가 일부 혐의자를 제외하려고 이첩을 막았는지 여부에 초점이 있는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특검법"이라고 강조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도 "해병대원을 죽음으로 몰고 갔던 핵심 책임자들과 윤석열 대통령만이 이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오늘 상정되는 특검법이 조속히 통과되어 한 청년을 죽음으로 몰고 간 책임을 반드시 물을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통화기록을 공개하며 "8월 3일 14시 45분, 07071로 시작되는 이 전화는 윤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23기 동기이자 지난 총선에서 경기 용인병의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했던 고석 씨"라며 "현재 국방부 검찰단장인 김동혁 씨와 고 씨는 같은 육사와 군법무관 출신으로 끈끈한 선후배 사이를 유지하는 관계"라고 짚었다.

그는 "김 국방부 검찰단장은 최근 JTBC 보도에서 나왔듯이 국방부조사본부가 최종보고서에서 임성근 해병대 제1사단장을 빼는 과정에 결정적으로 관여했다는 의혹이 있는 분"이라며 "무엇보다 8월 2일 박정훈 대령이 경찰로 넘긴 사건의 회수를 지시한 당사자이자 또한 8월 30일 박정훈 대령에 대한 무리한 영장청구까지 관여했다는 의혹이 있는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전 장관과 고 씨, 김 단장 그리고 윤 대통령의 4자 통화내역이 확인된다면 격노한 윤 대통령의 지시라인이 고스란히 드러날 것"이라며 "하지만 정권의 핵심을 향한 수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지금의 현실에서 특검법을 하루빨리 통과시켜 철저하고 엄정한 수사를 통해 억울한 죽음의 이유를 밝혀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법률안 심사에 불출석한 박 장관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법을 지켜야 하는 주무 부처의 장관으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도록 법사위 차원에서 강력하게 경고해야 한다"고,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필요하면 위원회에서 의결로 출석을 요구하는 방식도 적극적으로 고려해달라"고 촉구했다.

정 법사위원장은 박 장관에 대해 다음 회의까지 소명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법무부 장관이 불출석한다는 말을 저도 듣지 못했다. 제가 알기로는 행정실로 그냥 통보한 걸로 안다"며 "이것은 대통령 눈치 보기인지 아니면 법무부는 대한민국 정부의 부처가 아닌지, 아니면 국회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국회 무시인지, 나중에 자업자득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법사위서 벌어지는 일인 만큼 법사위원장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권한과 권리를 행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사위는 이날 오는 14일 회의를 열고 법무부와 헌법재판소, 감사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원행정처, 군사법원 등 6개 소관 기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기로 하고 기관장 출석 요구의 건을 의결했다. 다만 정부는 국회가 여당과 합의 없는 원 구성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국무위원 등이 출석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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