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으로 선출한 바로 다음 날인 11일 상임위를 즉시 가동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에 대한 협상에 응하라고 압박했다. 국민의힘이 국회 의사일정을 전면 보이콧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민주당은 오는 13일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도 단독 선출하며 18개 상임위를 독식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첫 회의를 소집하고 김현 의원을 야당 간사로 선임했다. 22대 국회 첫 상임위 회의로, 국민의힘은 야당의 단독 원 구성에 항의하며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전날 우원식 국회의장이 상임위를 잠정 배정한 데 반발하며 상임위 소속 의원 전원 사임요청안을 제출한 상태다. 민주당은 과방위에서 당론으로 추진하는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입법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어 민주당은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를 열고 김승원 의원을 야당 간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법사위 소속의 한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회의 소집을 통보했다"며 "1소위와 2소위 위원장도 선임해 입법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소위 구성이 마무리되는 대로 이번 주 내에 채상병 특검법을 심의할 예정이다.
정 위원장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곧 법사위 첫 회의를 소집할 예정이니 국민의힘 법사위원들께선 착오 없으시길 바란다"며 "법사위 열차는 항상 정시에 출발한다"고 못 박은 바 있다. 그는 앞서 이날 오전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상임위 18개 중) 11대 7은 총선 의석수 비율대로 가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화를 누그러뜨리고, 7개 드릴 테니 가져가시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오는 13일 본회의를 열고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13일까지 7개 상임위에 대한 위원장 선출안을 제시할 것을 최후통첩했다. 국민의힘이 의사일정 전면 거부하는 방안을 거론하는 등 강경하게 나오고 있어 여야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민주당도 7개 상임위원장 후보를 내정한 상태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어제 11개 상임위 구성을 놓고 상반된 평가가 있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중요한 것은 의회 본래의 역할이 무엇인가라는 것"이라며 "국민의힘과 최대한 협의를 거쳐 상임위 구성에 노력해야겠지만 그것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은 상태로 국회를 방치하는 것은 국회 본연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강유정 원내대변인도 이날 원내대책회의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국회의장께 13일 본회의를 요청한 상태다. 큰 이견이 없는 한 본회의는 열릴 것"이라며 "그날까지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도 선출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과) 대화는 언제든 할 것이다. 저희는 계속 요청 중"이라면서도 "7개에 대한 구성 협상이 늦어진다면 야당이 함께 뜻을 모아 상임위원장을 선출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상임위 가동으로 쟁점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방송3법과 채상병 특검법을 지체없이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6월 임시국회 회기 내 주요 당론 법안 처리를 마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민주당은 상임위의 출석 요구 등에 정부가 응하지 않을 시 청문회와 국정조사 등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당장 부처 업무보고부터 요구하고, 불응 시 청문회를 추진하겠다"며 "국정조사가 필요한 사안들은 국정조사를 추진하고, 국회법에 따라 임시회 회기 내 실시하게 돼 있는 대정부질문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