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 100일 조국혁신당, '12석'은 성과…과제는


진보 유권자 대안정당 자리매김
'대중정당' 발돋움 역량은 미지수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왼쪽 네번째)가 11일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창당 100일 기념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조채원 기자] "선거운동 개시 때 예상은 이랬다. '한 석이라도 얻겠어? 조국 얼굴 봐서 두 석은 되겠지, 그래도 세 석은 될 거야.' 국민들께 저희 진정정을 믿어주셨고 저희가 세운 가치와 비전에 공감하셨다. 그리고 12석을 얻어 원내 3당이 됐다…백척간두에서 진일보했더니 국민들이 받아주셨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11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창당 100일 기념행사에서 당이 거둔 성과를 이같이 자평했다. 조 대표는 이 자리에서 "선거 하면서 내세웠던 한동훈 특검법, 사회권 선진국 등 공약을 충실하고 빈틈없이 실행하겠다"며 "앞으로도 계속 두려움없이 진일보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690만 득표로 원내 12석…"진보 유권자 대안정당 자리매김"

혁신당 창당일은 지난 3월 3일. 4·10 총선을 한달 여 앞둔 시점에 문을 연 혁신당은 원내 12석이라는 괄목할 성과를 이뤄냈다. 비례정당 유권자 24.45%를 차지하는 약 690만 표를 얻으면서다. 수도권에서 보수세가 강한 강남구와 광주·전라에서의 약진도 주목됐다. 외형으론 현재 기준 당원 수는 약 16만 명, 6개 시당(광주·대전·부산·서울·인천·울산)과 6개 도당(강원·경기·경남·전남·전북·충남)도 갖췄다.

극심한 정치 양극화 속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 쏠렸던 진보 성향 유권자들의 대안으로 자리매김했다는 데 성공했다는 점은 성과로 꼽힌다. 최진 대통령리더십 연구원장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조 대표가 민주당과 때론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도 큰 마찰 없이 공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총선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10%대 지지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23명 대상 실시) 결과 정당지지도에서 혁신당은 12.6%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라(17.2%), 정치성향으로는 진보층(16.9%)에서 민주당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리얼미터가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에너지경제 의뢰로 5,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 대상 실시)결과도 마찬가지다. 혁신당 지지율은 13%로 광주전라에서 17.3%, 진보층에서 14.6%를 기록했다. 두 여론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p)다. (상세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검찰 독재 종식이란 메시지와 더불어 민생 비전으로 '사회권 선진국'을 내세우는 것도 차별점이다. 사회권 선진국이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을 보장하는 나라로 주거권, 보육권, 교육권, 건강권 등을 포함한다. 혁신당은 검찰개혁 등 '불합리한 벽을 뚫고 가겠다'는 취지의 쇄빙선 법안, '제7공화국을 향해 나아가는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의 예인선 법안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혁신당의 쇄빙선 1호 법안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관련 의혹을 밝히는 '한동훈 특검법', 예인선 1호 법안은 정서행동위기학생의 안전망 구축을 위한 '금쪽이 지원법'이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11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도층으로의 외연확장을 묻는 <더팩트> 질문에 지금도, 선거시기에도 중도층은 진보화돼있다. 선거 시기 중도층 역시 현 정권의 무능·무책임·무도함을 심판해야겠다 결정했기 때문에 혁신당이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이라며 품격 있게 싸우는 것이 중도층도 원하는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답했다. / 남윤호 기자

◆ 선명성 경쟁으론 한계…'대중정당' 거듭나야

혁신당의 과제는 제3당으로서 지속가능한 '대중 정당'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조 대표가 이날 기념행사 직후 국회 사랑재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사회권 선진국이라는 단어가 생소하지만 이를 어떻게 풀어 잘 알릴 것인가 고민이 있다"고 언급한 이유기도 하다.

최수영 시사평론가는 통화에서 "정당은 법안이나 정책에 대해 국민 생활에 가져올 실질적인 영향 등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며 "그 과정을 통해 바로 대중정당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음이 증명되는 것"라고 말했다. 최 평론가는 "혁신당이 '싸움닭 정당'이 아니라 당의 가치와 지향성을 법안과 정책 등으로 소구해낼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추상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지지층을 넓히는 것 역시 숙제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선명성 경쟁만으로 지지 기반을 확대하는 게 가능할 지는 미지수"라며 "조 대표 자신부터 전공분야인 법 외에 다양한 주제와 관련해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 원장도 "거대여야가 정쟁 속에서 놓치는 아동, 여성, 환경, 기후문제 등을 적극적으로 챙기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 대표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외연확장 전략에 대해 '중도층의 진보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답변한 데 대해서는 "자의적 해석"이라며 "중도는 거대여야가 치열하게 싸우는 가운데 중재나 대안 제시를 기대하지, 한쪽 편을 드는 걸 제3정당의 역할로 보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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