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조채원 기자] "국민들께 믿음을 드리는 정당이 되고 싶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5일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국민들께 우리 당 결정이라면 신중하고 합리적으로 내려졌을 거라는 신뢰를 드리고 싶다"며 "미래세대를 대변한다는 포지션을 명확히 하겠다"고 답했다. '거대여야 중심, 개원하자마자 특검법으로 대치 국면인 국회에서 어떻게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냐'는 물음에서다. "무분별하게 특검 수를 늘리기보단 채해병·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 등 주요한 데 집중하자는, '선택과 집중'을 말씀드리겠다. 한쪽은 산업화, 한쪽은 민주화라는 과거 유산을 팔아먹으며 정치하는 게 우리 국회 현실이다. 개혁신당이 미래세대를 위한 의제를 계속 제시한다면 빛날 수 있는 지점은 분명히 있다."
천 원내대표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포항 영일만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해서도 '신뢰'를 언급했다. 윤 대통령이 국정운영과 관련해 긍정적 소식으로 국민 앞에 섰지만 논란으로 이어지는 이유는 "메신저로서 윤 대통령이 믿음을 잃었기 때문"이라 진단했다. 국정지지율 반등을 위한 방안으로는 "본인과 배우자 의혹에 대한 특검을 수용하고 법적으로 책임지겠다는 자세를 보인다면 국민들께서 다시 한 번 돌아봐주실 것"이라며 "현 대통령부터 적용되는 4년 중임제 개헌이나 대통령 결선투표제 등도 승부수가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대구에서 태어났지만 자타공인 '순천 정치인' 천 원내대표가 무게를 두는 사안 중 하나는 지방소멸 문제다. 그는 "순천에 살 때 지역에 남은 젊은이들이 스스로를 '2류'라고 생각하는 게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순천에서도 당선될 수 있을 정도로 호남에서 사랑받는, 전국구 정치인이 되고 싶다"는 그는 "천하람하면 누구나 떠올릴 수 있는 정치적 작품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소멸과 저출산 문제는 긴밀히 연결돼있다"며 "지역거점대학에 대한 획기적 지원 등 지역의 우수한 인재들이 나고 자란 데서 자리잡고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 역할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천 원내대표와의 일문일답.
-국민의힘이 22대 국회 첫 본회의에 불참했다. 상임위 공백을 메우겠다며 14개 특별위원회를 띄웠는데.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국회 상임위원회는 실질적인 권한과 공식적인 절차에 따른 역할이 있다. 특위는 아무리 만들어 봐야 당내 소꿉장난같은 거다. 원래 원구성 협상을 만족스럽게 하기 쉽지 않다. 그렇지만 여당이 소수당이잖나. 인정해야 한다.
우원식 국회의장이나 이학영 부의장 선출에는 여당도 이견이 없는 걸로 알고 있다. 국민들 보시기에 원만하도록 잘 일단 통과시키고, 의장께 중립적인 위치에서 여야를 소통으로 이끌어 달라 요청하면 될 일이다. 첫 본회의부터 굳이 국민들 앞에서 극한 대립을 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나. 굉장히 안타깝다. 여당은 늘 야당한테는 대통령을 존중하라면서 입법부 상호 간엔 상호존중이 없는 건 아쉬운 일이다. 여당이 오히려 입법부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란 느낌을 받는다.
-여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운영위원장 배분이 쟁점이다.
'다수결'과 '관행'이 충돌하는 시점이다. 관행을 주장하지만 과거에 이런 적이 없었다. 즉, 집권 여당이 임기 중반부에 국민들에게 외면 받고 철저하게 굉장히 격차가 많이 나는 여소야대 국면으로 빠져든 사례가 없었단 얘기다. 대통령이 계속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것도 최근 벌어진 일이다. '힘 있게 입법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야당 입장에 충분히 일리가 있다. 그렇다고 거대 야당이 독주하는 모양새는 국민들 보시기에 바람직하지 않다. 결국 협상으로 법사위와 운영위를 적절히 주고받으며 타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당도 수용가능한 채해병 특검법 수정안 발의를 이야기했는데. 진행상황은.
여당 구성원들과 상의를 이어가고 있다. 여당에선 자꾸 독소 조항이라고 이야기하지만 특별검사의 추천 방식이나 언론 브리핑에서 타협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이 진행되는 거다. 여야 모두가 납득할 수 있을 수준으로 타협점을 찾아가는 노력을 해보려 한다.
-조국혁신당의 '원내교섭단체 요건 완화'에 대한 생각은.
요건을 낮추자는 이야기는 과거부터 있어왔고 민주당도 선거 때는 전향적 태도를 취했다. 충분히 검토가 필요한 부분들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본격 논의가 이뤄진다면 개혁신당도 다음 총선 혹은 재보궐, 혹은 영입을 통해 좀 더 적극적으로 또 대응할 부분들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혁신당이 국회 본청 배분문제로 '로텐더홀 시위'를 이어가는 데 대해서는.
본관 공간도 가능하면 의석 수에 비례하게 이뤄져야 하는게 원론적으론 필요하다. 그러나 국회 기존 규정에 따라 배분된 것에 대해 '화장실 앞 방 못쓰겠다'는 식의 불평불만은 좀 쪼잔해 보인다. 총선 때 '3년은 너무 길다'며 칼을 휘두르던 여포 같던 혁신당이 국회 들어오니 '방구석 여포'된 느낌이랄까.
-등원 첫날 국회 현장직 근로자와 2030세대 실무자들을 만났다. '미래세대를 위한 정당' 행보와 관련이 있나.
개혁신당도 핵심지지층이 있어야 한다. 우리 당은 10,20,30대란 젊은 세대가 핵심지지층이 돼 부모세대를 설득해나가는 형태로 확장되길 바라고 있다. 당장 먹고 살기 위해선 인구가 많은 연령대를 타겟팅할 수 있겠지만 저흰 미래세대의 지지를 받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
제가 그날 만난 분들은 대체로 제 또래의, 하급직에 계시는 분들이었다. 높은 물가, 서울의 미친 집값 속에서 어떻게 결혼하고 애 낳고 살라는 것인가 등의 고민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국회 구성원들 중 이런 고민들을 실질적으로 하는 분들이 많은데 자기 일처럼 느끼고 도전적으로 부딪치는 정치인은 많지 않다. 다행히 저를 포함한 우리 당 국회의원은 모두 '80년대 생'이고 이주영 의원은 아이가 셋이다. 정쟁도 열심히 하겠지만 2030세대가 직면한 실질적 과제 해결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