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채원 기자] 금술잔의 좋은 술은 만백성의 피요(金樽美酒千人血, 금준미주천인혈), 옥쟁반의 맛좋은 안주는 만백성의 기름이라(玉盤佳肴萬姓膏, 옥반가효만성고). 촛농 흐를 때 백성의 눈물이 떨어지고(燭淚落時民淚落, 촉루락시민루락), 노래 소리 높은 곳에 원망소리 높도다(歌聲高處怨聲高, 가성고처원성고).
야권이 31일 한 목소리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의원들 만찬에 대해 '춘향가'를 부르며 비판했다. 춘향전에서 과거에 급제해 암행어사가 된 이몽룡이 고향 남원에서 변 사또 잔치상 앞에서 읊은 한시를 인용하면서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전날 국민의힘 워크숍에서 맥주를 테이블마다 돌렸다고 한다"며 "국민들은 분통이 터지고 불안에 떠는데 정작 대통령은 민생법안도, 해병대원 특검법도 거부한 채 기분이 좋다고 술이나 잡숫고 있다"고 직격했다. 박 원내대표는 "당일 오전엔 북한이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10여발 발사했고, 그 직전엔 오물을 실은 대남풍선이 발견돼 국민 불안이 가중된 시점"이라며 "윤 대통령은 국가안보회의(NSC) 회의 소집은커녕 별다른 대응도 없다"고 지적했다.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도 제1차 전·현직의원 및 최고위원 연석회의 모두발언에서 윤 대통령의 워크숍 참석을 언급하며 "춘향가의 암행어사 출두 대목이 떠오르는 풍경"이라고 비꼬았다. 허 대표는 "민생이 추락하고 있고 벌써 53개월째 인구의 자연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며 "지난해 자영업 폐업자는 90일만 명으로 전년보다 11만 명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통령께 애타게 묻는다, 이러고도 술 마실 기분이 나시느냐"고 반발했다.
조국혁신당은 지난 27일 같은 한시로 24일 윤 대통령 출입기자 초대 만찬을 비판한 바 있다. "채해병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하고 4.10 총선에서 확인된 국민의 민심을 정면으로 거스르면서 언론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모습이 참 기괴하다"는 것이다. 강미정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자리에는 김치찌개와 계란말이 말고도 전국 각지에서 공수된 국산 먹거리들이 나왔다, 고물가로 장보기가 두려운 서민들 처지와 대비되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 앞마당에서 만찬을 즐길 때 국민은 눈물을 흘리고 국민들의 원망소리는 높아진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