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등판설에 與 총선백서 물밑 신경전…면담 강행에 '불편'


힘받는 韓 등판론, 총선 백서 특위 친윤계 신경전 계속
조정훈 "우리는 조사하는 사람 아냐" 韓 면담 의지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동훈 등판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이 22대 총선 패배 원인을 정리한 백서를 놓고 말들이 나온다. 지난 4월 11일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위원장직 사퇴 입장을 밝히며 고개 숙인 한 전 위원장.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국회=설상미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동훈 등판론'이 제기되면서, 총선 패인을 담은 백서 내 한 전 위원장 지분을 두고 당내 기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총선 백서에 대한 당 안팎의 불만에도 백서 특위 측은 한 전 위원장 면담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백서를 둘러싼 논쟁들이 이어지면서 전당대회까지 내홍이 계속될 전망이다.

29일 여권에서 한 전 위원장의 등판설이 점점 더 구체화되고 있는 가운데,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조정훈 총선백서 특별위원장은 이날 오후 5차 백서 전체회의를 열고 친한계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과 면담을 진행한 후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백서를 쓰는 사람이지 조사를 하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장 의원이 27일 "백서팀이 특검은 아니지 않나"라며 "한 전 위원장과 대통령실 참모진과의 면담은 부적절하다"고 말한 데에 정면 반박한 셈이다.

한동훈 비대위 체제에서 사무총장을 지낸 장 의원은 '한동훈 책임론'을 둘러싼 특위의 한 전 위원장 면담 추진에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장 의원은 전날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책임은 총선의 책임으로 끝나는 것"이라며 "그 뒤에 어떤 정치적 행보가 있기 때문에 이분을 불러야 된다, 물러났지만 불러야 된다라고 하는 것 자체가 이미 다른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이라고 했다. 특위가 한 전 위원장을 비롯해 대통령실 참모진을 면담 차원에서 따로 부르는 건 이례적인 데다, 위원장의 당권 도전 등 정치적 의도가 불순하다는 의미에서다.

조정훈 국민의힘 총선백서 특위 위원장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백서 특별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친한계 장동혁 의원과 두 시간가량 진행됐다. /뉴시스

특위 활동에 대해 여러 해석이 따라 붙으면서 당이 내홍을 겪게 되자 당권 물망에 올랐던 조 위원장은 "총선백서 의도와 목적이 왜곡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당대표 선거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친윤계로 꼽히는 유상범 의원은 전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조정훈 의원이) 특위 위원장을 맡고 나서 각종 언론에 나가 여러 가지 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 책임론을 부각하는 듯한 오해 살 발언들도 있었다"며 "그 과정에서 당대표 출마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도 하면서, 사실은 상당하게 '위원장에서 내려 와라'라는 비난까지 받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전당대회에 앞서 몸풀기에 나선 한 전 위원장으로서는 22대 총선 패배 책임을 다시 한 번 부각되는 요인이 될 수 있어 불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전 위원장은 정치 신인에 유리한 정당 운영 방안인 '지구당 부활'을 최근 주변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목격담 정치' 등으로 외부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당 안팎 세력화를 통해 전당대회 등판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특위에서 한 전 위원장 면담 의지를 강하게 보이면서, 당내 물밑 신경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조 위원장은 "총선 백서는 선거에 관여한 모든 분들이 언급·평가 대으로, 한 전 비대위원장에게도 총선 소회를 듣고 입장을 듣는 것이 예의"라며 "그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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