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채원 기자] 조국혁신당이 22대 국회 임기 시작을 하루 앞둔 29일 대여 압박에 나섰다. 지난 28일 채해병 특검법이 부결된 직후 야6당이 22대 국회에서 채해병 특검법을 함께 발의할 것을 제안하면서다. 혁신당은 오는 30일 '한동훈 특검법'을 '1호 법안'으로 제출하는 등 대여공세 수위를 더욱 끌어올릴 예정이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사회권 선진국 포럼 후 기자들에게 "22대 국회가 열리면 채해병 특검을 포함해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남용해 폐기시킨 법안들을 더불어민주당 등 여러 야당과 연대해 다시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대표는 "윤 대통령은 계속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고, 이미 거부권 행사 1위 대통령"이라며 "계속 거부권을 행사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는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전날 채해병 특검법 부결 후 SNS에 여당 의원들을 겨냥해 "참담하다, 국민이 요구한 것은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것 하나"라며 "총선에 이어 심판의 시간이 기다릴 것이다, 이 꽉 깨물라"라고 경고했다. 혁신당은 이주 중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규탄하는 장외집회 개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표는 '채해병 특검법' 재발의 이유로는 '공수처에는 기소권이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공수처가 아무리 수사 잘 해도 기소 여부는 검찰이 판단한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윤 대통령이 내리꽂은 지금 중앙지검장과 1,2,3차장이 윤 대통령이 직접 관여했다는 직접증거가 나온 상황에서 기소여부 판단을 공정하게 할 것인지 극히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가 경찰로 이첩됐다 회수된 날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세 차례 전화를 걸었다'는 보도에 대해선 "채해병 사건 수사를 왜곡시키는 데 윤 대통령이 개입했다는 직접 증거가 나타난 것"이라고 규정했다.
조국혁신당은 앞서 윤 대통령 임기 단축 방식으로 '탄핵 소추'와 '개헌'을 제시한 바 있다. 신장식 당선인은 지난 27일 당선인 총회 후 기자들에게 "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남은 임기 3년은 너무 길다고 생각한다"며 "윤 대통령 임기를 단축할 수 있는 두 가지 트랙을 모두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탄핵 소추 방식은 국민의 여론과 원내 (찬성 표결을 할) 200석이 있어야 하고 헌법재판관 6명의 동의가 있어야 해 과정이 무척 길고 험난하다"며 "다른 카드는 보수 진영에서도 나오는 '임기 단축 개헌' 카드인데, 두 가지 방안과 관련해 모두 혁신당이 맨 앞에서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부여당의 실정과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등을 '탄핵 마일리지'로 쌓아나가되 현직 대통령부터 적용하는 '4년 중임제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혁신당은 대통령실이 채해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에 연루됐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자체를 '탄핵 소추 사유'로 본다. 채해병 특검법 찬성 여론이 높다는 점등에 힘입어 공세 수위를 점차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채해병 특검은 대통령이 직접 관련된 정황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속속 드러나는 상황이라 계속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이슈"라며 "혁신당은 한동훈 특검법,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 재발의 등과 맞물려 판을 계속 키우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야권에서 여러 특검, 탄핵 등의 단어를 남발할수록 중도층에 피로감을 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오히려 국민적 요구가 크고 당위성이 충분한 채해병 특검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통화에서 "특검과 탄핵을 바로 연결시키는 논리를 내세울수록 여당에 '이재명·조국 대표 사법리스크 방어를 위한 것'이란 빌미를 줄 것"이라며 "공수처 수사로는 '외압 의혹' 진상규명이 어렵다는 논리를 밀고나가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