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국회로 돌아온 채상병 특검법이 결국 부결되면서 '야권 이탈표'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특검법 추진에 뜻을 모은 야권 179석에, 재표결에 앞서 '찬성' 뜻을 밝힌 국민의힘 소속 의원 5명을 합하면 가결표가 184개 이상 나와야 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채상병 특검법을 22대 국회 '1호 당론'으로 재발의하겠다고 예고하는 한편 '이탈표설' 차단에 주력했다.
채상병 특검법은 전날(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표결 끝에 재석 294명에 가결 179표, 부결 111표, 무표 4표로 최종 부결됐다. 범야권 의원이 179명, 범여권이 115명이라는 점에서 양측 모두 이탈표는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국민의힘 이탈표다. 국민의힘에서 공개적으로 찬성 의사를 밝힌 5명(김웅·안철수·유의동·최재형·김근태) 모두 표결 후 '찬성했다'고 밝히면서 야권에서 이탈표가 나온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민주당은 부결은 예상했으나 이탈표 가능성에 놀란 분위기다. 당초 여당의 총선 패배,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높은 국민적 지지 등으로 여권에서 이탈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민주당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국민의힘에서 17명이 이탈해야 했기 때문에 가결될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고 했다. 그는 "찬성했다고 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사실 반대했을 수도 있는 일"이라며 "여당인 국민의힘이 (공공기관 등) 자리를 약속하며 표 단속을 했을 수도 있다"고 봤다.
서영교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찬성하기로 했던 여당 의원들이 무효를 행사했거나 반대했을 것이라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무효표 4개에 대해서도 "찬성 취지의 무효표들이 나온 것을 보면 찬성 의지를 표했던 분들의 표일 것"이라며 "그렇지만 그분들이 '나는 찬성표를 찍었어'라고 한다면 또 다른 곳에서 이탈표가 있을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탈표 가능성'을 일축하는 분위기다. 박홍근 의원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우리 당 안에서 이탈표가 나왔을 가능성은 '제로'"라고 잘라 말했다. 정성호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야권이 민주당만 있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다른 당도 있기는 한데 일부 이탈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게 큰 의미가 있겠느냐"고 의미를 축소했다.
한민수 대변인도 이날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에서 "(야권 이탈표는) 큰 의미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무기명 비밀투표이기 때문에 본인이 확실하게 밝히지 않으면 누가 알겠느냐"면서 "(여당에서) 공개적으로 찬성하겠다고 하신 분 중에도 나중에 마음을 바꿔서 무효표로 갈 수도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해병대원 사망사건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 단장인 박주민 의원은 "결과가 너무 좀 그래서 어제 굉장히 실망을 많이 했다. 다른 의원들도 결과를 보고 많이 힘이 빠져 하는 하루였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재표결을 앞두고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편지를 보내는 등 적극적으로 설득해 왔다.
그는 "제가 (국민의힘 의원) 한 여덟 분을 접촉했다. (공개적으로 찬성하겠다 밝힌) 다섯 분과 전혀 겹치지 않는"이라며 "그중에 절반가량, 특히 그중에 한 명은 확실하게 해주시겠다고 했다. 세분은 심각하게 고민을 하고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최대 9표(가 이탈할 것이라 예상했다)"며 "10표 이상, 두 자릿수 이상의 이탈표가 나오면 뭔가 흐름이 보이는 거기 때문에 굉장히 유의미할 것 같고 기대한다고 말씀드렸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22대 국회에서 법안 실현 가능성에 대해 "22대가 더 단단할 것"이라며 "다 새로 당선돼서 들어오신 분들이라서 특별히 당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계시거나 당정관계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적을 것"이라고 회의적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