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한·일·중 정부 관계자와 경제인이 모인 가운데, 3국의 정부와 기업이 함께 지향해야 할 3가지 경제협력 방향을 제안하면서, 한·일·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조속한 재개하자고 말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리창 중국 총리도 3국 FTA 협상 논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8차 한·일·중 비즈니스 서밋'에 기시다 총리, 리 총리와 함께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앞서 열린 한·일·중 정상회의 계기에 열린 것으로, 대한상공회의소와 일본 경제단체연합회, 중국 국제무역촉진위원회 등 3국 경제단체가 공동으로 주관했다.
윤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1999년에 시작된 한·일·중 3국 간 협력이 올해로 25주년을 맞이했다"며 "수천 년을 교류해 온 한·일·중 3국이 가장 긴밀하고 호회적인 협력을 통해 경제적, 문화적 번영을 함께 이룬 시기"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3국의 정부와 기업이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역내 교역과 투자를 활성화하고, 동북아를 넘어 기후변화 등 글로벌 이슈에 공동 대응하는 한편, '글로벌 사우스(개발 도상국)' 국가들과의 포용적 동반성장을 위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역과 투자 활성화 관련, 윤 대통령은 "3국 간 교역투자 플랫폼인 알셉의 활용도를 높이는 동시에 2019년 이후 중단된 한·일·중 FTA 협상을 조속히 재개해 경제협력 기반을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기업의 투자는 3국 관계의 안전판"이라며 "외국 투자자들이 예측 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비즈니스 환경을 만들기 위해 3국 정부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에 발맞춰 경제인 여러분도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글로벌 이슈 대응과 관련해선 기후위기 문제를 꼽았다. 윤 대통령은 "3국 모두 주요 에너지 수입국으로서 경제 성장과 탄소 감축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며 지난해 중국과 일본 기업 측에 한국에서 출범한 무탄소 에너지 연합 플랫폼 참여를 호소했다. 아울러 사막화 방지, 해양생태계 보존, 플라스틱 오염 감축 등 3국의 글로벌사우스 개발 협력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러한 공동협력은 3국의 기업에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도 열어줄 것"이라고 참석한 3국 기업인들을 격려했다.
기시다 총리도 이날 연설에서 "무역, 투자 양면에서 깊은 관계가 있는 3개국에서 RCEP(역내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 플러스를 목표로, 고차원적 규율을 포함해 미래지향적 한일중 FTA에 대해서 진솔한 의견 교환을 해 나가겠다"고 FTA 추진 의사를 밝혔다.
리 총리 역시 연설에서 "중국은 한국, 일본과 함께 지속적으로 각 분야의 교류 협력을 심화하고 계속해서 이익이 서로 융합되고 국민이 서로 친하며 문명이 서로 연결함으로써 역내 통합 가속화를 견인하고 더욱 평화하고 안정하며 발전 번영하는 새 국면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며 3국의 경제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앞서 한일중 정상회의 공동 기자회견에서는 "경제·무역의 폭발적 연결을 심화하고, 역내 산업망·공급망 협력을 강화하여 FTA 협상 체계를 추진한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도쿠라 마사카즈 일본 경제단체연합회 회장, 런홍빈 중국 국제무역촉진위원회 회장 등 3국 기업인 24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