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출입 기자단과 '김치찌개 간담회'…"조언·비판 많이 듣고 국정운영할 것"


당선인 시절 '김치찌개 회동' 약속 따라 언론인과 소통
尹, 김치찌개 배식하고 계란말이 직접 만들어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초청 만찬 간담회에서 김치찌개를 출입기자들에게 배식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김치찌개 간담회를 열자고 약속한 바 있다. /대통령실 제공

[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대통령실 출입 기자단과 만찬을 겸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 이어 언론 소통 행보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이날 만찬 기자간담회는 오후 6시께부터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렸다. 주 메뉴로는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김치찌개를 같이 끓여 먹자"고 했던 약속에 따라 김치찌개와 계란말이 등이 나왔다.

앞서 윤 대통령은 2022년 3월 당선인 시절 '취임하면 기자들에게 김치찌개를 끓여준다고 하셨다'는 기자의 말에 "청사를 마련해서 가면 제가 하루 (날을 잡고) 구내식당에서 한번 (김치찌개를) 양 많이 끓여서, 그렇게 같이 한번 먹자"고 했다. 하지만 '김치찌개 간담회'는 물론, 기자회견도 취임 100일 기자회견 이후에는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지난해 5월에는 취임 1주년 기념으로 대통령실 청사 앞 야외정원인 파인그라스에서 출입 기자들과 비공개 오찬을 가진 바 있다.

올해부터는 언론과의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1일 신년사 생중계를 마친 후 기자실을 찾아 "올해는 김치찌개도 같이 먹으며 여러분과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재차 약속했고, 총선 이후에도 언론과의 소통을 강조하면서 취임 2주년 만에 '김치찌개 간담회'를 열게 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인사말에서 '김치찌개 약속'을 언급하며 "오늘도 양이 많아서 제가 직접은 못했다. 우리 운영관한테 레시피를 적어줘서 이것대로 하라고 했으니까 이따가 제가 배식은 해 드리겠다"고 했다. 파란색 셔츠에 노타이 차림이었다.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초청 만찬 간담회에 참석해 계란말이를 만들고 있다.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언론인의 조언과 비판도 많이 듣고 국정운영을 해나가겠다고 했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인사말을 마친 후 앞치마를 두르고 기자들에게 김치찌개를 배식했다. 직접 계란말이를 만들어 나눠주기도 했다.

이어 헤드 테이블에서 기자들과 식사하며 언론과의 소통을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도어스테핑이 아쉽게 마무리 됐는데 국민의 알 권리 충족에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보다는 한 달에 한두 번 특정 이슈에 대한 국정브리핑을 하는 게 차라리 낫지 않겠나 고민도 했었다"며 "앞으로 기자들과 자주 소통하겠다"고 했다. 이어 "워낙 언론과 자주 소통하는 분위기 속에서 평생 공직 생활을 했기 때문에 언론을 배척하거나 불편해 한 적은 없다"며 "공직사회와 언론과의 관계도 언제부턴가 경직된 것 같은데 앞으로 자주 보자"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식사를 마친 후 7시 30분부터 20여 분간 20개 테이블을 모두 돌며 기자들과 인사하고 기념촬영을 했다. 한 참석자가 "이런 자리를 자주 좀 마련해 달라"고 하자 윤 대통령은 "이런 자리를 자주 좀 해야겠다. 다음에 영빈관에서 해야겠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또 "김치찌개는 원래 마지막에 밥 먹고 나서 라면을 또 더 넣어줘야 제대로"라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어 마무리 발언에서 윤 대통령은 "언론은 정부나 정치하는 사람 입장에서 볼 때는 불편하기도 하다는 얘기를 한 기자들이 있는데, 그건 맞다"며 "아마 전 세계 모든 지도자나 정치인들이 언론이 없으면 얼마나 좋겠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언론이 없으면 그 자리에 갈 수가 없다. 언론으로부터 비판도 받고 또 공격도 받을 때도 있지만 결국은 언론 때문에 저와 정치인들 모두가 여기까지 지금 온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들과 더 공간적으로 가깝게 시간을 더 많이 가지면서, 여러분들의 조언과 비판도 많이 듣고 국정을 운영해 나가도록 할 것을 오늘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약속드린다"고 했다.

이날 만찬회에는 비서실장·정책실장·안보실장 등 3수석과 정무·홍보·민정·시민사회·경제·사회·과학기술수석 등 7수석 등이 참석했다. 실장들과 수석들도 식사 시간 내내 바비큐 그릴 앞에서 고기를 구웠다. 이날 사회를 맡은 김병찬 아나운서는 "오늘은 소고기 수석, 돼지고기 수석만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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