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16일 윤석열 대통령과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의 정상회담이 예정된 가운데,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도 정상 간 공식 오찬에 참석한다. 5개월간 잠행 끝에 공개 행보에 재시동을 걸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리는 공식 오찬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김 여사의 공식 일정은 지난해 12월 윤 대통령 네덜란드 순방에 함께 다녀온 후 다섯 달 만이다. 김 여사는 총선을 앞두고 야권에서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진상규명 특검법을 추진하고, 이른바 '디올백 수수 의혹' 논란이 확산하자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다. 22대 총선도 역대 대통령 내외와 달리 서울 이태원1동 사전투표소에서 홀로 비공개 투표했다. 지난달 대통령실에서 열린 루마니아(23일), 앙골라(30일)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김건희 여사는 공식 일정에 모두 불참한 바 있다.
대통령실 내부에선 김 여사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라 여전히 조심스러운 기류가 감지된다. 전날 '불기 2568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도 김 여사가 참석을 고려했지만 최종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 여사와 캄보디아의 남다른 인연이 오찬 참석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는 2022년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계기 캄보디아를 방문해 현지 아동 로타 군이 심장 수술을 받지 못하는 사연을 접하고 집을 직접 찾아 위로했다. 이후 로타 군은 그해 12월 국내에 와 서울 아산병원에서 심장수술을 받았고,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로타 군을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해 축구공을 선물하며 응원하기도 했다.
이날을 계기로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의 순방 동행 등에 한정해 공개 행보를 재개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배우자 관리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채 공식 행보를 재개할 경우 비판도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 논란에 대해선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 끼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친인적 비위를 감시하는 특별검찰관 임명이나 대통령 배우자 일정을 전담하는 제2부속실 설치 등 후속조치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또 주가조작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요구에 대해선 "정치 공세"라며 재차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최근 단행된 검찰 지휘부 교체로 '친윤'으로 불리는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김 여사 관련 수사를 총괄하게 되면서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