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오늘(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 관전 포인트는 


20분 담화 후 1시간 질의응답
국정 전반 자유주제…김건희 여사·채상병 언급하나
당정 관계·협치·인적 쇄신 답변 주목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지난 국정운영 성과와 향후 과제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지난 8월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 모습. /대통령실 제공

[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취임 2주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연다. 1년 9개월 만이자, 22대 총선 참패 이후 처음으로 국정운영 전반에 걸쳐 입장을 밝히는 자리다. 사실상 '불신임' 경고를 받은 만큼 실정에 대한 공식 사과와 구체적인 국정 쇄신 방향이 나와야 벼랑 끝에 몰린 현 상황에서 국면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과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도 명확하고 진솔한 해명을 할지 주목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회견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다.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담화 형태로 20분가량 지난 2년 정부의 국정 운영 기조와 정책 추진 상황을 설명하고, 앞으로 3년 기간의 국정 운영 계획을 국민에 알릴 예정이다. 담화에는 3대 개혁과 의료개혁, 저출산 문제 해결 등 국가적 과제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청신호가 켜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 등 경제와 민생 현안에 대해서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담화 이후 윤 대통령은 브리핑룸으로 내려와 취재진과 본격적인 질의응답을 이어간다. 기자회견은 전 과정이 생중계될 예정이다. 원활한 진행을 위해 분야를 정치, 경제, 사회, 외교안보 등으로 나눠 순차적으로 질문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질의응답 시간은 약 60여분으로, 취임 100일 회견 때보다 약 두 배 늘어났다. 이에 따라 날카로운 질문들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도 기자회견을 준비하면서 참모들에게 "너무 뻔한 질문들보다 국민이 정말 궁금해하실 만한 질문들 위주로 준비하자"고 당부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지난 2년간 국정운영의 성찰을 담은 공식 사과를 할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윤 대통령은 22대 총선 참패 이후 첫 국무회의에서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참모들만 있는 비공개회의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메시지의 의미가 퇴색됐다는 비판이 나왔었다. 총선 이후 윤 대통령이 육성으로 밝힌 사과는 현재까지 없는 셈이다.

이와 관련,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총선민심이 정권심판이었음을 겸허하게 인정해야 한다"고 기자회견을 앞둔 윤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조 의원은 윤핵관의 전횡과 내부총질론, 친윤·비윤의 인위적 편가르기, 전당대회의 난폭한 개입, 국민을 실망시킨 디올 사건, 이종섭·황상무 인사파동, 민생고에 무신경한 '대파' 논란, 한동훈 축출 파문 등을 열거하며 "지난 2년 동안의 정치적 오류와 과실에 대해 겸허한 성찰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찰과 함께 향후 어떤 국정 쇄신 방향을 제시할지도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국정 쇄신의 핵심 방안으로 '소통 강화'를 강조했다. 그동안 미뤄왔던 제1야당 대표와의 양자 회담을 신속히 추진하고, 대통령실 주요 인사를 직접 발표한 것도 '소통 행보' 중 하나다. 윤 대통령은 일주일간의 휴가를 앞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기도 했다. 제1야당 대표와 핫라인을 구축해 상시로 국정과제 추진에 협조를 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이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대통령실 관여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특검법 수용에 긍정적으로 답할지 주목된다. 2월 10일 해병대 2사단을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는 모습. /대통령실 제공

그러나 인적 쇄신이나 당정 관계 재정립 등에 대해선 현재까지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총선 이후 임명된 정진석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검찰 출신인 김주현 전 대검 차장을 초대 민정수석에 임명한 것을 두고는 '쇄신'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왔다. 차기 국무총리 인선과 향후 개각은 '쇄신'에 적합하게 추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조 의원은 "배타적 인사, 정실 인사, 비선 인사로 인재풀을 스스로 위축시켜 정부의 국정운영 능력을 왜소화시키고, 국정과제 추진과정에 부실과 무능력을 드러낸 것에 대해서도 냉정한 진단이 있어야 한다"며 인사 실패를 지적한 뒤, "후반기 국정운영은 정치적 통합의 바탕 위에서 철저하게 민생 우선, 일 중심으로 가고, 이를 위한 소통과 협치를 지향하며, 천하의 인재를 모으는 개방적 인사를 할 것을 천명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와 함께 '채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안)' 재의요구권 행사 여부,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도 국민 의구심을 말끔히 해소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이번 기자회견에서 전 국민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채 상병 특검법 수용, 김건희 여사 특검법 수용 등을 약속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선 윤 대통령이 '조건부' 수용하겠다고 답변할 가능성이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의 수사가 마무리된 후 특검 도입을 논의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힐 수 있다는 것이다. 여당 일각에서도 이를 중재안으로 제안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이번에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야권이 22대 국회에서 곧바로 추진하겠다고 벼르고 있어 부정 여론을 키우지 않는 전략이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신년 대담 때보다 진전된 답변을 내놓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배우자 및 측근 리스크를 사전 차단하기 위해 제2부속실 설치와 특별감찰관 임명이 요구된다. 지난해 12월 15일 네덜란드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윤 대통령 부부. /대통령실 제공

김 여사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원론적인 답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검찰이 김 여사 관련 사건에 전담팀을 꾸려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 것도, 수사 중인 사안임을 부각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있다. 다만 윤 대통령이 지난 7일 민정수석실 신설을 발표하며 "사법 리스크가 있다면 제가 설명하고 풀어야 한다"고 밝혀, 지난 2월 KBS 신년 대담 때보다 명확하고 진솔한 해명이 나올 것이란 기대도 있다. 친인척 비리 차단을 위한 제2부속실 설치나 특별감찰관제 도입에 대한 진전된 입장이 나올지도 주목된다.

이 밖에 부활한 민정수석실의 역할, 재차 불거진 대통령실 비선 논란 등 정치 현안과 의정 갈등 해법, 남북 관계와 한미일 외교 등 굵직한 이슈에 대해서도 질의응답이 예상된다.


unon89@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