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신진환 기자]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친윤' 핵심인 이철규 의원에게 공식적으로는 원내대표 불출마를 권하면서도 비공개로는 원내대표 출마를 권했던 당사자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인터뷰 도중 배 의원이 지목된 상황에서 부정하지 않았는데, 배 의원은 녹취록까지 공개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배 의원은 이날 오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단언컨대 저는 이철규 의원에게 전화든 대면이든 원내대표를 권유한 사실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의원이 했던 인터뷰를 거론했다.
앞서 이 의원은 같은 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전화로 '악역을 맡아달라'며 원내대표 출마를 요구한 당내 인사가 있었지만, 밖에서는 반대해 당혹스러웠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이 의원은 '혹시 배 의원을 말씀하는 건가'라는 진행자의 물음에 "구체적으로 이름을 얘기하지 않겠다. 제 말에서 추측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유일한 힌트로 '당선자'라고만 했다. '방송인터뷰 또는 페이스북 글에서는 이 의원이 공식적으로는 출마하면 안 된다고 얘기한 건가'라는 말에도 "네"라고 답했다.
이를 두고 배 의원은 "이 의원은 베테랑 정보형사 출신"이라며 "저런 식의 모호한 대답이 어떤 오해를 낳고 기사를 생산시킬지 누구보다 잘 아는 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혹시 저를 포함한 출마를 반대한 모두에게 난사의 복수전을 꿈꾼 건가"라고 지적했다.
배 의원은 이 의원에게 전화와 대면상으로 원내대표를 권유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패배한 뒤 자중을 권유해 왔다고 강조했다. 당시 이 의원은 사무총장, 배 의원은 사무부총장 당직을 맡았다.
배 의원은 "저를 포함한 모든 임명직 주요당직자가 사임한 뒤에도 본인만이 인재영입위원장과 공관위원까지 끝끝내 억지수, 무리수를 두었다"면서 "'또철규'라는 대중의 비아냥은 그렇게 탄생했다"고 비꼬았다.
배 의원은 이 의원과 통화한 43초짜리 음성파일도 공개했다. 이 녹취에 따르면 배 의원은 이 의원에게 원내대표 불출마를 권유했다. 통화 중간부터 녹음한 이유에 대해 "우리(친윤)가 넘겨주면 안 된다느니 하며 횡설수설 말을 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배 의원은 "통화를 한 시점은 4월 26일 오후 5시 경이고 다음 날인 27일 동아일보에 원대출마 의지를 비친 이 의원의 단독 인터뷰 기사가 나왔다. 제가 보다보다 못해 '불가피하게'라며 밝히고 페이스북에 '불출마 촉구' 글을 올린 건 4월 30일"이라고 했다.
배 의원은 "코너에 몰리면 1만 가지 말을 늘어놓으며 거짓을 사실로 만들고 주변 동료들을 초토화시키는 나쁜 버릇을 이제라도 꼭 고치셨으면 좋겠다"며 "좀, 선배 의원답게. 어렵습니까"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