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채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전방위적 특별검사(특검) 확장으로 대여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채양명주(이태원 참사·채 상병 순직사건·양평고속도로 게이트·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및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에 이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검찰 술자리 회유 의혹'에 관한 특검법 추진 의지를 밝히면서다. 야권은 검찰의 권한 남용을 견제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특검을 둘러싼 대치 정국이 국민적 피로감을 유발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7일 KBS라디오에서 특검 확대 방침에 대해 "검찰이 제 역할을 못하기 때문에 자꾸 특검이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해병 사망 사건에 대해 제대로 된 수사가 이루어지는지, 억울하고 부당한 죽음이 있었는지에 대해 확인하고자 하는데 검찰이 진실을 제대로 밝히지 않고 불공정하게 처리하고 있다는 인식이 국민들 사이에 있다"는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6일 MBC라디오에서 "정치검찰 사건조작과 관련된 특검법을 발의하겠다는 얘기가 내부적으로 나왔다"며 "아직 원내대표로 막 취임해 구체적 보고는 받지 못했지만 상당히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어 "검사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장으로서 그동안 검찰들의 행태를 보니 각종 위법·불법행위가 부지기수로 나오는데 누구도 견제하지 못하고 있다"며 "결국 국회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검찰 술자리 회유 의혹은 이 전 부지사가 지난달 4일 쌍방울 대북송금 관련 1심 공판에서 '검찰청 내에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과 함께 술을 마셨으며 검사가 이를 묵인했다'고 발언한 데서 불거졌다. 자신이 대북송금 관련 내용을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에게 보고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은 검찰의 술자리 회유 때문이었다는 주장이다. 민주당은 이후 해당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전담 기구로 정치검찰 사건조작 특별대책단을 구성한 바 있다. 대책단 단장 민형배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대책단이) 13명인 만큼 (검찰 술자리 회유 의혹에 관한 특검법을) 22대 국회가 개원하는 대로 바로 발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당 일각에서 '조국, 황운하 사건 수사도 특검대상에 포함하도록 논의 중'이라는 관측이 나온 데 대해서는 "이번 특검은 검찰이 사건의 진실을 왜곡하거나 조작하는 검찰의 행위에 대한 것"이라며 "이미 재판 중인 조국 사건을 특검하겠다는 취지로 왜곡됐다"고 해명했다.
조국혁신당도 이날 "특검을 통해 검찰의 사건조작을 발본색원해야 한다"는 데엔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특검 대상이 구체화하지 않은 만큼 검찰개혁 당위성을 더욱 강조하는 모습이다. 황운하 원내대표는 이날 당선자 총회 모두발언에서 "검찰의 회유협박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라며 유우성 간첩조작사건에서 증거조작, '한명숙 사건'의 증언 연습 사례를 들었다. 황 원내대표는 "검찰, 중대범죄수사청에 대해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것만이 사건조작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하고 근본적인 해법임이 명확하다"며 "22대 국회에서 검찰청 폐지 및 공수처 설치법, 중대범죄수사처 설치법,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 검찰개혁 3법을 발의해 검찰 개혁을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다짐했다.
야권은 '검찰을 이대로 두고 볼 수 없다'는 민심이 총선 승리로 확인됐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미 22대 국회에서 발의 예고된 특검법이 줄지어있는 만큼 특검 전선 확장이 국민적 피로감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으로 좌초된 채해병 특검법 재표결부터 양곡관리법 등 쟁점 법안들까지, 22대 국회 시작 전부터 여야 간 협치보다는 극한 대치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회가 재판 중인 사안에 대한 특검법 발의로 사법부를 압박하고 '정치검찰 프레임'이 수사에 대한 불신을 조장한다는 지적도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검찰 수사조작 관련 특검 여론은 채해병·김건희 특검만큼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거대야당이 입법 독주를 한다는 인상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 평론가는 "전선을 확대하기보다는 사안별로 선별적 대응을 해야 한다"며 "조국혁신당과 특검을 두고 선명성 경쟁하듯 행동하면 안 하느니 못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