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설상미 기자] "당심이 민심 아닌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일 당원 중심 정당을 강조하면서, 22대 국회에서 권리당원 확대 움직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총선 승리를 명분으로 '당심이 곧 민심'이라는 당내 여론이 팽배해지면서 이재명 체제가 더욱이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가 민주당을 친명(친이재명) 지도부로 개편하고, 당원들의 권한을 확대해 대권 입지를 키우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권리당원 대부분이 이 대표를 지지하는 강성 팬덤층인 만큼, 당이 입김에 따라 휘둘릴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5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가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당원권 확대’ 필요성을 계속해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지난 19일 당원들과의 만남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선거 결과에 대해 당원 여러분의 역할이 컸다"며 "당원 중심의 정당으로 질적 전환했기 때문에 앞으로 역할이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원 참여 통로도 새로 구축해야 할 것 같다"며 "확실하게 당원 중심의 대중 정당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이 대표는 지난 23일 당 혁신위원회,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 등과 만나 "이번 선거는 특히 권리당원이 확실하게 자기 힘을 발휘한 선거"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앞으로도 당내 민주주의 확대를 위해 당원 역할들을 더 고민해보자"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의 당원 확대 기조 22대 국회에서 이 대표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차원으로 분석된다. 이 대표는 친명계 인사를 대거 공천하고, 당 지도부를 측근 인사들로 구성해 ‘이재명 민주당’으로의 당을 재편했다. 당의 뿌리로 꼽혔던 친문계 인사들의 입지는 자연스레 좁아졌다.
이 대표가 선거 대승을 이끈 만큼,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의 연임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재선의원은 <더팩트>와 통화레서 "야당의 지도자로서는 확실히 자리매김을 했기 떄문에 대표님의 리더십은 증명 받았다"며 "주변에서 요구가 계속되니 이대로면 연임하지 않겠냐"고 했다.
이른바 '개딸(개혁의딸)'로 불리는 강성 지지층의 권한을 확대되면 이 대표 대권 가도에도 힘을 실릴 전망이다. 총선 전까진 친문 세력에 밀려 당 비주류 출신의 한계를 보였던 이 대표가 이번 총선을 기점으로 당의 체질을 '이재명 정당'으로 바꾼 만큼 대권 주자로서 탄력을 얻었다는 평가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대선 경선까지 2년 남았는데, 당원들에게는 거의 70~80% 정도의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권리당원 확대는 이 대표 대권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지금 권리당원의 절반 이상이 이재명 대표 대선 끝나고 입당한 사람들"이라고 했다.
다만 당의 노선이 강성 지지층에 더욱 의존하는 구조가 마련되는 만큼 민주주의가 망가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른바 강성 지지층의 입김에 당이 휘둘리면서 여야 협치가 멀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신임 전략기획위원장으로 임명된 민형배 의원은 차기 원내대표에 대해 "협치를 자꾸 앞세우면 원래 저희가 가려고 하는 방향에서 자꾸 멀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협치라는 것을 가능하면 머릿속에서 지워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