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하>] '여의도 문법' 어색한 초선들이 온다


비례위성정당 '꼼수 보조금 챙기기 논란'
친명·개딸, 이재명 대표 연임설 띄우기
200회 넘은 '후쿠시마 브리핑'

더불어민주당의 지도부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총선) 개표 상황실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환호하는 모습. 22대 국회에서 131명(44%)의 초선의원들이 당선됐다. 24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이효균 기자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쓰진 말아주세요..." '말'이 걱정되는 22대 초선의원들?

-22대 국회 개원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네. 초선의원 비율이 44%에 그쳤다며.

-맞아. 국회의원 300명 중에 초선의원이 131명이야. 24년 만에 최저 수준의 초선의원 비율이라고 하더라고.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에서 73명, 국민의힘에서 44명, 조국혁신당에서 11명, 개혁신당에서 2명의 신인이 당선됐어. 특히 민주당 초선의원 중에서는 친명(친이재명)계 비중이 절반을 넘었어. 이 대표 측근들이 대거 공천받은 영향이 큰 거지. 벌써부터 여의도에서는 계파 공천 과정을 통해 당선된 초선 의원들이 정치적 소신보다는 이 대표의 '입'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 친명 주류 세력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 국회 내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생긴 거지.

-여의도 문법에 익숙지 않은 당선인들의 말실수도 많다던데. 어떤 사례가 있었어?

-최근 친명계 초선 A 당선인을 만날 기회가 있었어. 총선을 주제로 한참 대화를 나누다가, 김준혁 경기 수원정 당선인 이야기가 나왔거든. 총선 직전에 '이대생 성상납' 발언으로 당이 곤욕을 치렀잖아. 당에서도 민심 이탈 분위기가 감지되자 김 당선인에게 사과를 공식 권고하기도 했고, 당시 후보였던 김 당선인도 이를 받아들여 여러 차례 사과를 했던 걸로 기억해. 그런데 대뜸 A 당선인은 내게 "그게 막말인가요?"라고 물어보더라고. 표현 과정과 검토 과정이 좀 미흡했고 자극적인 발언이었을 뿐이지, 막말은 아니라는 취지로 말을했어. 그래서 "그런 걸 보통 막말이라고 한다"고 말해줬더니, "공감하진 않는 건 아니다"라며 "쓰지 말아 달라"라고 하더라. 당선인의 발언이 기사화되면 문제가 될 거라는 걸 알긴 알았던 거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우려에 대해서는 "언론이 안 쓰면 되지 않느냐"라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어.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중에서 친명(친이재명)계 비중이 절반을 넘었다. 사진은 민주당 김준혁 수원정 당선인. 김 당선인은 이번 총선에서 이화여대생 성(性)상납발언으로 몰매를 맞았다. /김 당선 SNS 캡처

-총선을 뛸 때도 '말'에 익숙지 않은 후보들이 많았다며.

-맞아. 선거철엔 르포 취재를 많이 다니잖아. 주요 격전지에서 뛰고 있는 모 신인 후보 인터뷰에 나설 당시였어. '간단한 선거 포부'를 물었더니, "보좌진께 따로 문자로 받아줄 수 있느냐"고 물어보더라고. 그래서 "간략하게만 말씀 주셔도 된다"고 했더니, 준비가 안 된 상태여서 인터뷰가 어렵다는 거야. 정치인은 말과 글로 세상을 바꿀 수 있잖아. 권력과 영향력이 있기에 말이야. 선거를 뛰는 후보가 포부조차도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걸 보고 당황스럽긴 하더라고. 여의도에서 공천이 제일 문제라는 하소연들이 나오는 이유야. 국회의원도 기업 채용처럼 사람 뽑을 땐 면접도 보고, 시험도 봤으면 좋겠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오지. 22대 총선에서 계파 공천이 더 노골적이었던 만큼, 초선의원들의 발언들이 벌써부터 걱정이긴 하네.

국민의힘 비례 위성정당 국민의미래와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범야권 비례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은 각각 28억원가량의 보조금을 챙긴 뒤 해체 수순을 밟았다. /남용희·배정한 기자

◆50여일 만에 해체하고 28억... 與野 '꼼수 보조금' 논란

-거대 양당의 비례 위성정당들이 해체 수순을 밟는다며?

-응.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따라 창당한 위성정당들을 정리한다고 해. 여당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국민의힘과 합당하는 식으로, 민주당 주도의 범야권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은 해산되는 식이지. 국민의힘은 지난 18일 상임전국위원회를 소집해 국민의미래를 흡수합당하기 위한 전국위원회 개최 안건을 의결했어. 국민의미래는 이번 총선에서 36.67% 득표율을 기록하며 18명의 비례대표 의석을 얻어냈지. 22.69%의 득표율로 14명의 당선자를 확보한 민주연합은 해체를 통해 당선인들을 민주당과 진보당 등 원래의 정당으로 복귀시킬 예정이야.

이번 국회에서는 위성정당 방지법 등을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진은 국회사무처가 공개한 제22대 국회의원 배지. /배정한 기자

-지난번 총선에서도 문제가 됐던 '꼼수 보조금 챙기기 논란'이 이번에도 제기됐다고?

-맞아. 국민의미래와 민주연합은 각각 28억400만 원과 28억2700만 원의 보조금을 받았는데, 두 위성정당이 해체되면서 해당 선거보조금은 모(母) 정당인 양당에 귀속된다고 해. 지난 21대 총선 당시 미래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은 국고보조금(경상보조금+선거보조금)으로 약 86억 원, 더불어시민당은 약 34억 원을 받아 논란이 됐어. 이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제도의 본래 취지를 존중하기는커녕 제도의 허점을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한 정당이 지역구 선거에서 패배했다 하더라도 일정 수준의 득표율을 획득했다면, 비례대표 의석을 가져갈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해. 정당 득표율에 비해 부족한 의석수를 비례로 채워주는 셈이지. 민의를 최대한 반영하고 양당제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는 함의가 있지만 오히려 거대 양당은 더 많은 비례대표 의석수를 얻어내려 위성정당을 만들어낸 거야.

-이번 22대 국회에서는 위성정당 방지법 등을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물론 거대 양당이 지난 총선 때부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단맛(?)을 제대로 봤던 터라 현실적으로 가능할지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더 늦기 전에 이같은 폐단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거지. 개혁신당 등 소수정당을 중심으로 위성정당 방지법을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데 과연 거대 양당도 이에 동참할지 한번 지켜보자고.

더불어민주당 안에서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이 나오고 있다. 친명계 의원들은 제22대 국회에서도 이 대표의 강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이 대표 연임을 추대하는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남용희 기자

◆'이재명 대표 연임설' 솔솔…'서명 운동' 나선 개딸들

-민주당이 4·10 총선에서 지역구 161석,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14석을 거둬 175석 압승을 거뒀지. 그런데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오는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재선에 도전할 것이라는 설이 나오고 있다고?

-최근 당내 '친명(이재명)' 인사들은 일제히 이 대표의 연임설을 띄우고 있어. 친명계 좌장이라 불리는 정성호 의원은 지난 16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에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어. 또 22대 국회에서 5선에 오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한 라디오에서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하고 그 리더십에 이번 승리를 가져다줬다"며 힘을 실었지.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없다는 규정은 없어. 다만 대선 1년 전 당 대표를 사퇴해야 한다는 규정은 있어.

-이 대표 연임론을 띄우고 있는 이들은 △제22대 국회에서 정부여당과의 투쟁에 나설 '강한 리더'가 필요하다는 점 △민주당의 총선 압승 이유에 이 대표의 공이 큰 점 등을 들며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 대표에 도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 대표로서도 대표를 2번 한다면 2년간 당을 책임진 이후 별도 공백 기간 없이 대선 경선에 들어설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

이재명 대표의 지지자들이 이 대표의 연임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 대표가 연임에 도전할지 주목된다. /배정한 기자

-이 대표 지지자들은 이 대표의 연임을 요구하며 '서명 운동'에도 나섰다고?

-이 대표 지지자들 모임인 '잼잼 기사단'과 '잼잼자원봉사단'은 온라인에서 이 대표의 연임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라고 해. 이들은 서명문에서 '故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검', '김건희 특검', '이태원 참사 특별법' 등 각종 특검과 주요 입법 과제 추진은 이 대표 연임으로만 가능하다고 본다고 주장했어. 이외에 민주당원 커뮤니티 등 이 대표 지지자들이 모인 온라인 공간에서도 이 대표의 연임을 촉구하고 나섰다고 해.

-전당대회까지는 아직 4개월여 물리적인 시간이 남은 만큼, 재임 요청에 이 대표는 이렇다 할 반응은 아직 없어. 이 대표는 지난 17일 기자들과 만나 당대표 연임 여부를 묻자 웃으며 "그런 얘기 좀 그만하라"라고 말했지. 민주당 역사상 당 대표를 연임한 사례가 없었다는 것도 이 대표가 느낄 부담에 포함될 것으로 보여.

일본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오염수의 2차 연도 방류를 개시할 방침이다. 사진은 지난해 9월 서울 세종대로에서 일본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중단· 윤석열 정부 규탄 범국민대회가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오염수 방류를 규탄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日후쿠시마 오염수, 2차 연도 방류 개시…5만4600톤 예정

-'후쿠시마 브리핑'이 벌써 200회를 넘었다며.

-국무조정실이 주관하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일일 브리핑'은 지난 19일로 219회야. 브리핑은 주 2회 정부서울청사에서 현장 브리핑, 방사능 검사나 방류 모니터링 데이터 등에 대한 서면 브리핑으로 이뤄져. 자료까지 합산한 횟수야. 지난해 6월 15일 처음 시작한 현장 브리핑은 처음엔 매일 이뤄졌는데 요샌 월요일과 목요일에만 실시하고 있어.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이후 국민적 관심이 많이 떨어졌지. 그래도 17일 브리핑에서 새로운 소식이 있었다는데?

-일본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오염수의 2차 연도 방류를 개시하기로 했다는 내용이었어. 도쿄전력은 매년 4월 시작, 3월 종료되는 회계도 기준에 따라 1차 연도를 2023년 4월~2024년 3월, 2차 연도를 2024년 4월~2024년 3월로 보고 있지. 실제로 일본의 첫 오염수 방류는 지난해 8월부터 4차례 이뤄졌잖아. 2차 연도엔 7차례에 걸쳐 오염수 약 5만4600톤, 삼중수소 약 14조 베크렐(Bq)이 방류될 예정이야.

환경보건시민센터와 서울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원들이 지난해 10월 11일 오전 서울 광진구 뚝섬 인근 한강에서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한강 수중액션을 하는 모습. /뉴시스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정부는 내일부터 이뤄질 방류에 대해서도 그간 대응과 마찬가지로 실시간 방류 데이터와 후쿠시마 인근 해역의 삼중수소 농도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 할 것"이라며 "전문가 파견 활동, 한국원자력기구(IAEA)와의 화상회의 등을 통해 방류 상황을 지속적으로 확인·점검해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어.

-일본이 올해 4월부터를 '2차 연도'로 설정해 방류할 거란 얘기잖아. 우리 정부도 새로운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하던데?

-사실 오염수 문제는 한일정상회담 등으로 양국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튼 3월 이후 본격적으로 대두된 측면이 있지. 그런 걸 보면 우리 정부도 오염수 방류 전후부터 지금까지, 1년간 활동 등을 자체 평가해 짚고 넘어갈 필요성을 느끼는 것 같아. 정부 당국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국민들에게 방류 전후 데이터에 대해 소상히 설명해 온 만큼 브리핑이 초기 혼란을 해소하는 데 영향을 줬다고 보고 있다"며 "브리핑 방식을 포함해 정리 결과 발표 시기를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어.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조채원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송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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