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당대표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지난 4·10 총선에서 이 대표 체제하에서 민주당이 대승을 거뒀고, 22대 국회에서도 이 대표가 민주당의 '윤석열 정부 심판론' 기조를 이어갈 적격자라는 이유에서다.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는 오는 8월로 예정돼 있으나 총선 전 공천 물갈이 이후 22대 국회 민주당 당선인들의 '친명(이재명)' 성향이 더욱 강해진 만큼, 사실상 이 대표의 결단만이 남았다는 추측까지 나온다.
최근 당 지도부를 비롯한 친명계 의원들은 22대 국회에 들어서서도 민주당의 선명한 대정부·여당 투쟁이 중요하다며 이 대표의 '중임론'에 힘을 실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아마 대표는 연임을 별로 안 하고 싶겠지만 또 국민들의 요구가 있을 수 있다"라며 "이미 총선 압승으로 국민의 지지와 사랑을 받았고 아마 그만큼 또 (연임을) 무겁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기 의원도 KBS 라디오에서 "이 대표는 이번 총선 과정에서 굉장히 어려운 상황 중 민주당의 압승을 견인함으로써 본인의 능력을 입증했다. 당내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이 대표가 연임돼야 한다"며 이 대표 연임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앞서 친명계 중진 정성호 의원은 16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 연임설에 대해 "나쁜 카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확실히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라고 말했다. 15일엔 전남 해남·완도·진도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이 대표가 연임하는 게 맞다"며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하고 그 리더십에 이번 총선의 승리를 가져다줬다"며 이 대표의 연임에 무게를 뒀다.
민주당의 당헌·당규에는 당 대표 연임 금지가 규정되어 있지 않다. 이 대표가 연임에 도전하더라도 당내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다만 민주당의 역사에 당대표를 연임했던 선례는 없다.
한 친명계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대부분 의원이 (이 대표 연임설에) 많이 공감하고 있는 것 같다. 거대 야당이 단일대오로 나아가려면 리더십이 확실한 사람이 대표를 하는 게 맞단 관점, 그리고 앞으로 남은 대선을 고려했을 때도 수권 정당의 능력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라도 이 대표의 연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당내 의견인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 공천 과정에서 비명(이재명)계 의원들이 대거 탈락하며 총선 이후 친명계 인사들이 대거 유입됐다. 때문에 이 대표의 연임설이 사실기정화 되더라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당내 인사는 드물 것으로 보인다. 오는 5월 치러질 신임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김민석·남인순·박범계·박찬대·서영교·김병기·김영진·박주민 의원 등 친명계 의원들이 대거 세평에 오르며 원내지도부도 '친명' 체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굳어질 전망이다.
다만 당 내부에서도 이 대표 연임에 대한 우려도 감지된다. 우선 이 대표가 당 대표를 연임해 추후 대장동 개발특혜·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 '사법 리스크'에 대한 방어에 나섰을 경우, 당 전체가 '방탄'에 또다시 빠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있다. 또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이유로 이 대표가 연임에 나섰지만, 대승의 이유가 윤석열 정부의 실책에 기댄 '반사이익'이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침묵을 유지 중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당대표 연임 여부를 묻자 "그런 얘기 좀 그만하라"고 말했다. 앞서 박성준 대변인도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