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패에도 與 지지층 44.7% '한동훈 대표' 선호…전당대회 등판할까


사퇴했지만 與 지지층서 '압도적 1위'
2위 나경원에 두 배 이상 앞서
이미지 소모된 점은 부담…"상처 생길 수 있어"

국민의힘 지지층을 중심으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차기 당권주자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국민의힘 지지층을 중심으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차기 당권주자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향후 그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된다. 한 전 위원장도 정치를 계속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전당대회 무렵 복귀설도 조심스레 흘러나오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뉴스토마토 의뢰로 미디어토마토가 13~14일 전국 성인 남녀 1017명을 대상으로 ARS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에 따르면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 적합도에서 유승민 전 의원이 26.3%를 기록했고, 한동훈 전 위원장이 20.3%를 얻었다. 이어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이 각각 11.6%와 11.1%로 뒤를 이었다.

국민의힘 지지층 331명 중 44.7%는 한 전 위원장을 꼽았다. 이어 나 전 의원이 18.9%, 안 의원이 9.4%를 기록했다. 전체 응답자에선 1위를 기록한 유 전 의원은 5.1%를 얻었다.

여당의 총선 패배 책임을 묻는 문항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책임이 더 크게 있다'를 꼽은 응답자는 68.0%인 반면 한 전 위원장의 책임은 10%에 불과했고, '잘 모름'은 22.0%였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총선 패배 책임이 윤 대통령에게 있다는 응답이 70.4%였고, 한 전 위원장은 11.3%였다.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는 한 전 위원장이 당권 주자로 압도적 지지를 받는 것으로 보인다. 총선 참패 책임에서도 한 전 위원장이 비교적 자유롭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당내 일부 인사들도 이번 총선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이 대통령실에 있다고 보고 있어 한 전 위원장의 운신의 폭이 그렇게 좁아진 건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한 전 위원장도 지난 11일 비대위원장직을 사퇴하면서 "어떻게 해야 국민의 사랑을 되찾을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국민만 바라보면 그 길이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했고, '정치를 계속하느냐'는 질문에도 "제 약속을 지키겠다"고 답해 정치 행보에 대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이르면 오는 6월 열릴 전당대회에 한 전 위원장이 등판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안철수 의원은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 전 위원장이 전당대회에 다시 나오는 부분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라는 질문에 "본인의 선택이지만 시기야 어떻게 됐든 좋은 정치인으로 돌아오시길 기대한다"고 답했다. '6월 말, 7월 초로 예정된 전당대회는 이르다고 보냐'고 묻자 안 의원은 "그렇지 않다. 그 정도가 저는 적당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반면 한 전 위원장의 조기 등판이 어렵다는 반론 역시 만만치 않다. 총선을 거치며 한 전 위원장의 이미지가 많이 소모됐고, 등판 전과 달리 홍준표 시장 등 한 전 위원장을 비토하는 세력이 제법 생긴 점은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한 전 위원장도 정치를 계속하겠다고 예고한만큼 전당대회 무렵 복귀설도 조심스레 흘러나오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게 정치권 중론이다. /배정한 기자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에 영입된 이상민 의원은 16일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선거에 대해 책임 있는 분이 전당대회에 나가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거냐.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론에 대해 선을 그었다.

김종인 개혁신당 전 상임고문도 17일 같은 방송에서 "이번 선거를 운영하면서 정치적으로 많은 상처를 입었다"며 "이번 전당대회에 당장 또 나타나게 되면 또 상처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 최소한 1년 정도는 쉬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김경율 전 비상대책위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맺고 끊는 부분은 확실한 분"이라며 "당대표 선거에 뛰어들 가능성은 0에 수렴한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다만 한 전 위원장의 향후 행보에 대해 김 전 위원은 "정치에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한 전 위원장이 차기 전당대회보다는 2년 뒤 열리는 지방선거를 전후해 다시 등판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대체로 분석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전당대회에 나가면 이미지가 소모되는데 무리해서 나가면 여러 가지 상처가 많이 생길 수 있다. 최소한 1년에서 1년 반 정도는 쉬는 게 맞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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