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총선 압승…입지 굳힌 이재명, 대권가도 파란불


민주·연합 175석…국힘·미래 108석
李, 당내 입지 굳혀…'사법 리스크' 걸림돌

4·10 총선이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정치적 입지가 공고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이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확인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다. 애초 목표했던 과반 의석을 초과 달성하면서 22대 의회 권력은 물론 정국 주도권까지 확보하게 됐다. 특히 선거를 진두지휘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대승을 일궈낸 데다 원내 재입성에 성공하며 차기 대권 가도에 힘을 받을 전망이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총선 개표 결과 전국 254곳 가운데 민주당이 161곳, 국민의힘은 90곳에서 승리했다. 122석이 걸린 최대 격전지 수도권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압도해 이번 총선 결과의 향배가 갈렸다. 민주당은 비례위성정당인 민주연합 14석을 더해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초과한 175석을 차지했다. 국민의힘은 비례 의석을 합해 108석에 그쳤다.

비례대표 12석을 얻은 조국혁신당을 포함해 범여권 의석은 190여 석에 달한다. 따라서 22대 국회도 여소야대 지형이 유지된다. 범야권은 헌법 개정과 대통령 탄핵소추,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도 무력화할 수 있는 의석수를 차지하는 데 실패했으나 민주당이 180석을 차지했던 21대 총선에 버금갈 정도로 이번 총선도 압승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뚜껑을 열어 보니 '정권 심판론'의 바람은 매우 거셌다. 이 대표는 유세 과정에서 전국 곳곳을 돌며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집요하게 거론했는데, 결과적으로 민심을 끌어들이는 효과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또 자기 지역구 유세보다는 다른 후보를 지원하는 데 힘을 쏟으면서 광폭 행보를 이어 나갔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야권 잠룡이라는 위상을 재확인한 점도 수확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인천 계양을에서 여당 대권 잠룡으로 꼽히는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배정한 기자

선거 승리라는 공적을 세운 만큼 이 대표의 당내 영향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공천 과정에서 이른바 '비명횡사' 논란이 있었지만 '친명'(친이재명) 후보가 대거 국회에 입성하게 됨에 따라 '이재명 체제'는 더욱 공고해지기 때문이다. 벌써 정치권에서는 친명계가 당내 주류라는 점에서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도 친명 지도부가 꾸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만큼 재선에 성공한 이 대표가 향후 당권을 내려놓게 되더라도 순탄한 정치 행보의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더군다나 22대 국회 입법 권력을 장악한 민주당이 정부·여당을 강하게 견제할 수 있어 이 대표는 여권의 대권 잠룡보다 유리한 고지 선점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당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긴 호흡으로 대권주자 입지를 다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언근 전 부경대 초빙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 대표가 총선 결과로써 많은 비난이 따른 공천의 정당성을 확보했다는 측면에서 다음 대권 가도에서 일단 순탄대로라고 보는 게 맞다"면서 "조국혁신당이 바람을 일으켜 선거 결과에 큰 몫을 했기에 조국 대표와 약간 신경전이 있을 수는 있지만, 이 대표가 훨씬 더 입지를 굳혔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최대 변수이자 걸림돌이다. 이 대표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도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의혹 관련 재판을 받아왔다. 이 시기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 대표의 재판행을 부각했던 것만 보더라도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최대 약점인 부분이다. 게다가 이 대표의 배우자인 김혜경 씨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으로 법정 다툼 중이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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