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10일 실시된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범야권이 200석을 확보할 수 있다는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희비가 엇갈렸다. 민주당에선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온 반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한숨을 내쉬다 자리를 떴다.
투표 마감 직후인 오후 6시께 발표된 KBS의 출구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민주연합은 178~196석,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는 87~105석이었다. MBC는 민주당·민주연합이 184~197석, 국민의힘·국민의미래 85~99석, SBS는 민주당·민주연합 183~197석, 국민의힘·국민의미래 85~100석을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 조국혁신당은 12~14석, 개혁신당 1~4석, 새로운미래는 0~2석, 녹색정의당은 0석으로 각각 전망했다.
출구조사 결과대로라면 민주당을 비롯한 범야권은 200석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민의힘은 개헌선 저지도 불투명할 수 있다.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강당에 마련된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에는 무거운 분위기가 깔렸다. 상황실 첫줄에는 윤재옥 원내대표를 비롯한 김경율·박은식 비대위원, 장동혁 사무총장, 유일호 민생경제특위 위원장,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이 앉아있었다. 발표 시간이 다가오자 윤 원내대표 등은 굳은 표정으로 상황실에 설치된 여러 대의 TV만 바라보고 있었다.
한동훈 위원장은 출구조사 발표 30초 전에 상황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 위원장이 들어서자 박수와 환호도 잠시 터져 나왔지만 30초 후 분위기는 무겁도록 차갑게 가라앉았다.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손을 깍지 낀 채 묵묵히 TV 화면만 응시했다. 굳은 표정으로 있던 윤 원내대표는 정확히 오후 6시 4분 아무 말도 없이 상황실을 떴다.
한 위원장은 마음을 진정시키려는 듯 여러 차례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검사 재직 시절 악연이 있던 추미애 민주당 경기 하남갑 후보가 이용 국민의힘 후보에 앞선다는 결과가 나올 때도 숨을 내쉬었다. 김경율 비대위원은 손으로 턱을 괴면서 TV를 시청했다. 서울 동작을에서 류삼영 민주당 후보에 나경원 후보가 밀린다는 결과가 발표될 때쯤엔 상황실에서 탄식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오후 6시 9분, 한 위원장이 정적 속에 마이크를 잡았다. 한 위원장은 "민심의 뜻을 따르기 위한 정치를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출구조사 결과가 실망스럽다"며 "그렇지만 끝까지 국민의 선택을 지켜보며 개표 결과를 지켜보겠다"라고 짧게 말한 뒤 상황실을 떠났다.
반면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민주당의 개표상황실은 사뭇 달랐다. 범야권 200석을 상회하는 예측 결과에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선거를 이끈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덤덤한 표정으로 출구조사를 지켜봤다. 김부겸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다소 들뜬 표정으로 박수를 쳤다. 경합지로 분류된 지역구 곳곳에서 민주당 후보가 앞선다는 결과가 나올 때마다 큰 함성이 들려왔다. 국민의힘의 텃밭인 강남 3구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뒤처진다는 결과가 나올 땐 아쉬움이 나오기도 했다.
이 대표는 오후 이 대표는 오후 6시 30분께까지 출구조사를 지켜보다가 "국민의 선택을 겸허한 마음으로 마지막까지 지켜보도록 하겠다"며 짧게 입장을 밝힌 뒤 상황실을 떠났다.
제3정당으로 가장 선전한 조국혁신당도 분위기가 훈훈했다. 최대 14석까지 얻을 수 있다는 전망에 곳곳에서 환호가 나왔다. 조국 대표는 "국민이 승리했다. 국민들께서는 이번 총선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셨다"라고 밝혔다. 또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는 입장도 재차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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