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채원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9일 서울 격전지 마지막 유세 첫 일정으로 도봉구를 찾았다. 21대 총선까지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되던 도봉, 강동, 양천, 서대문 지역 등에서 국민의힘의 지지세가 확대되고 있다는 자체 분석에 따라 '막판 총력전'을 펼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위원장은 이날 도봉구 창동역 지원유세에서 "안 될 것 같으면 도봉에 이렇게 자주 오겠느냐"며 "딱 부족한 한표를 채워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가 김재섭·김선동(도봉구을) 후보 지원유세를 위해 도봉구를 찾은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창동역은 도봉구갑 지역구로 안귀령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재섭 국민의힘 후보가 맞붙는다.그가 김재섭·김선동(도봉구을) 후보 지원유세를 위해 도봉구를 찾은 건 이번이 세 번째다.
◆ 韓 "김준혁 여성관·역사관 옹호하는 이재명 괜찮은가"
한 위원장은 '범야권 200석'에 대한 위기감을 드러내는 것으로 유세를 시작했다. 그는 "나라가 나락에 빠질 수 있다, 200석을 가지고 뭘 한다고 얘기하지 않느냐"며 "우리가 이뤄낸 정신적 성취, 민주주의의 성취를 무너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서는 "이 대표가 어제 김준혁 경기 수원정 후보의 역사관과 여성관에 대해서 동의한다는 취지의 SNS 글을 올렸다"며 "직장생활에서 꼰대 같은 상사가 사람들 모아놓고 여성 동료, 후배들 앞에서 모든 걸 음담패설로 연결하고 괴롭히는 성희롱의 시대로 돌아가시겠느냐"고 직격했다. 이어 "이 대표는 김준혁 후보가 그냥 잘못했는데 밀어붙이겠다는 게 아니라 김 후보와 같은 생각이고 옹호하는 것"이라며 "그걸 정말 괜찮다고 해 주시고 범죄자들이 나라를 망치는 걸 끝까지 두고보시겠느냐"고 반문했다.
한 위원장은 "저는 김재섭 후보의 말에 다 동의하지 않고 그럴 필요도 없다, 그렇지 않기 때문에 국민에게 더 잘 할 수 있는 것"이라며 "김선동·김재섭 후보와 저는 나라가, 이 곳 도봉이 잘됐으면 좋겠다는 한 가지 생각엔 완전히 동의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을 겨냥해서는 "저분들은 그렇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막아주셔야 하고 딱 한 표를 채워주셔야 한다"며 "그래야 대한민국을 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접전 혹은 野 우세…도봉갑 30대에 물어보니
도봉갑은 안 후보와 김 후보가 '30대 맞대결'을 펼치는 야당 강세 지역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선 두 후보가 접전 또는 안 후보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스탯리서치가 4일 발표한 여론조사(조선일보·TV조선 의뢰로 1,2일 지역구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 실시)에서는 안 후보가 44%, 김 후보 38%로 집계됐다. 격차는 오차범위(95% 신뢰수준 ±4.4%포인트) 이내인 6%포인트(p)다. 메타보이스가 같은 날 발표한 여론조사(JTBC의뢰로 2,3일 지역구 503명 대상 실시) 안 후보 50%로 김 후보 38%였다. 격차는 오차범위(95% 신뢰수준 ±4.4%포인트) 밖인 12%p로 안 후보가 우세다. (모두 무선전화 100% 방식으로 실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전국에서 유일하게 30대 후보들이 격전을 펼치는 지역인만큼 <더팩트>가 만나본 '도봉갑 30대' 의견도 팽팽히 갈렸다. '정권안정론'에 찬성하는 김 씨(30대·남·27년 거주)는 "역대 민주당 집권 시기와 다르게 도봉구가 빠르게 발전하는 걸 체감하고 있다"며 "상대 후보보다 도봉구에 대해 잘 아는 김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김 씨(30대·여·6년 거주)도 "정권심판론과 정권지원론이 지역구 국회의원을 뽑는 덴 영향을 주지 않는다, 지역 일을 더 잘 일 할 거 같은 사람을 뽑을 것"고 말했다. 그는 "안 후보의 차은우 관련 발언은 일반적인 사람으로선 납득하기 어렵다, 아첨하는 사람이란 이미지를 갖고 있다"며 "지역구에서 주민들과 오래 소통해왔고 별 논란이 없는 김 후보가 상대적으로 나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명 씨(30대·남·20년 거주)는 "안 후보에 대해선 아는 게 별로 없다"면서도 "야당이 다수당이 돼 대통령과 여당을 견제해야 한다고 생각해 민주당에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이 천공·김건희 여사·장모 등 부적절한 논란에 휩싸여 있는 데다 국정운영에서도 뉴라이트 인사 중용, 야당과 협치하려는 태도가 전무한 것 등이 그 이유"라면서다. '정권심판론'에 동의하는 조 씨(30대·여·26년 거주)도 "재개발을 강조하는 김 후보보다 도봉구를 '매력 도시'로 만들겠다는 안 후보의 공약이 더 끌린다"고 답했다. 그는 "도봉구에 녹지·공원이 많아 살기 좋은데 서울 변두리, 낙후 이미지가 강하다"며 "새로 온 안 후보가 이미지를 바꿔줬으면 한다는 기대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