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설상미 기자] 역대 가장 높은 사전 투표율을 기록한 22대 총선에서 조국혁신당 득표율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당초 양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과 국민의미래 '투톱' 경쟁으로 점쳐졌지만, 조국혁신당의 예상 밖 선전으로 이들을 향한 민주당 내 불편한 기색이 감지된다. 민주당 내에서는 조국혁신당이 제3지대 표를 흡수한 것을 호재로 보고 있지만, 이후 민주당 당권 싸움에서 조국 대표를 중심으로 한 계파 갈등 우려도 나온다.
총선을 목전에 앞두고 조국혁신당 지지율이 선두권을 유지하면서 22대 총선에서 조 대표가 거둘 성적표에 관심이 모아진다. 조국혁신당은 여론조사 공표 기간 전 발표된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비례정당인 국민의미래를 앞서는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에서 조국혁신당은 30.3%를 기록했고, 국민의미래가 29.6%로 그 뒤를 이었다(민주연합 16.3%, 개혁신당 5.6%, 새로운미래 3.4%,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해당 여론조사대로 비례정당 의석수를 추산하면 조국혁신당은 13석+α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조국혁신당으로 인해 입지가 줄어든 민주연합의 경우 10석 안팎으로 전망된다. 조국혁신당을 포함한 범야권이 200석 이상을 차지하면 △대통령 탄핵소추 △대통령 법률 거부권(재의요구권) 무력화 △개헌 등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국민의힘은 법률안·예산안을 민주당 동의 없이 통과시킬 수 없다. 반면 비례정당 중 조국혁신당이 22대 국회에서 '캐스팅보터'로서 정국 주도권을 갖게 되는 셈이다.
이같은 조국혁신당 돌풍은 지난 21대 총선 당시 범여권의 표를 일정 부분 가져간 열린민주당과 사뭇 다르다. 21대 총선을 앞둔 2020년 3월 23~25일 TBS 의뢰로 실시된 리얼미터의 총선 비례대표 정당투표 조사에 따르면, 열린민주당은 지지율 11.6%를 기록했고, 시민당은 28.9%를 기록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열린민주당이 범진보 지자자들 '파이'를 일부 가져가면서 열린민주당은 3석을, 더불어시민당은 17석을 확보했다.
반면 조국혁신당의 경우 민주당 공식 비례정당인 민주연합을 앞서 나가고 있다. 민주연합의 '몰빵론'에도 범진보 진영 지지층이 조국혁신당에 몰리면서 지지율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 움직임이 감지된다. 한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조국혁신당이 새로운미래 등 제3지대 표를 모두 끌어모아서 분산될 뻔한 표를 모았다"며 "조국혁신당 돌풍 현상은 민주당 표 결집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총선 후에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국혁신당 내부에서는 22대 교섭단체 구성 가능성 기대감도 나온다. 민주당 주도의 비례 위성정당 민주연합 세력 일부를 포섭해 정국 주도권을 두고 다투겠다는 계획이다. 조국혁신당 관계자는 "범여권 세력이 세력을 합쳐 교섭단체(20석)로서 제3당의 역할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22대 국회에서 조 대표를 중심으로 친문계 세력이 결집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조국혁신당이 민주당과 합당 수순을 밟는다면, 조 대표가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노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조국혁신당에 대해 "갑자기 만들어진 당이고,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이 많은데도 지지받는 것은 그만큼 국민들이 지금 한국 정치 상황에 대해 분노가 뜨겁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조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와 관련해 한 조국혁신당 관계자는 "22대 국회에서 조국혁신당이 다당제 취지를 살릴 수 있는 대안이 될 거라고 본다"며 "당내에선 총선 이후 민주당과 합당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데, 그렇게 되면 친이재명계와 당권 경쟁 구도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