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대통령실이 정부의 '의대 증원 1년 유예 내부 검토' 발언에 대해 일축했다. 정부도 곧바로 '검토한 바 없다'고 해명했지만, 국정 주요 현안에 대해 정부가 엇박자 모습을 보이면서 메시지 전달에 혼선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1년 유예 방안을 정부는 그간 검토한 바 없고 앞으로 검토할 계획도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오전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제안한 '증원 1년 유예' 안에 대해 "내부 검토는 하겠고, 현재로서 수용 여부를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밝혀 파장이 일자 이를 일축한 것이다.
박 차관도 이날 오후 긴급 브리핑을 열고 해명했다. 박 차관은 "제가 모든 가능성을 명확하게 말씀을 안 드리는 게 좋겠다 싶어서 그런 표현을 했다"며 "(기본 입장과) 벗어난 다른 제안에 대해서는 지금 현 단계에서는 실질적으로 검토하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또 의협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가 총선 이후 합동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한 데 대해 '2000명 증원'에 대한 정부의 기본 방침을 재차 설명하면서도 열린 자세로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의대 증원 규모가 조정될 경우 학교별 배정을 재차 해야 해 입시 혼란이 예상된다. 의대 증원은 다음 달 하순 공고되는 '2025학년도 대입전형 수시모집요강'에 최종적으로 반영될 예정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000명 증원 규모에 대해선 1년 이상의 합리적이고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의료계와 수차례 협의해서 결정한 것으로, 그에 대해선 현재까지 흔들림이 없다"면서 "그렇다 하더라도 만약 의료계에서 이 부분에 대해 조정 의견이 있거나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 의료계의 통일된 것으로 제시한다면 논의할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총선이 끝나고 구체적인 안이 저희에게 와야 그에 대해 논의할지를 검토하겠다"며 "그 과정에서 시한을 정한다거나 언제까지 안 내면 안 된다거나 하는 가이드라인은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의 의대 증원에 대한 반발로 집단 휴학했던 의대생들이 수업 현장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날부터 전국 40개 의과대학 중 14개 대학(전체의 35%)가 수업을 재개한다. 장상윤 사회수석은 이를 환영하면서, 미복귀한 의대생을 향해 "정부는 의료계와 열린 자세로 대화에 임하고 있다. 복귀를 주저하고 있는 학생들은 정부를 믿고, 신속히 교육 현장으로 돌아와 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