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 탐방] 부산 연제구 '총공' 진보당에 맞선 김희정 "진심은 통한다"


부산 연제 김희정 국민의힘 후보 동행 취재
"지역이 키운 정치인, 진심을 전할 것"

김희정 국민의힘 후보(부산 연제)가 4일 부산 연제구 연산동 일대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부산=조성은 기자

[더팩트ㅣ부산=조성은 기자] "니 이짝에 있다 해가 한참을 돌았데이."

4일 부산 연제구 연산동 새마을금고 본점 인근 김희정 국민의힘 후보(부산 연제)의 유세 현장. 한 80대 남성이 자전거를 타고 오더니 씩씩대며 김 후보를 불렀다. 유세차 위에서 지지를 호소하던 김 후보는 차에서 내려 그를 맞이했다. 그는 유세현장인 연산동에서 꽤 거리가 있는 곳에서 왔다고 했다. 김 후보를 찾아 동네를 한참 돌았다는 그는 김 후보에게 "기죽지 마라. 걱정 마라. 잘 될끼다"라는 말을 하고 곧 떠났다.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 때문인 것 같았다. <부산일보>와 부산MBC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1~2일 연제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506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무선 100%) 가상번호를 활용해 무선 자동응답(ARS)으로 진행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결과 김 후보(37.5%)는 상대인 노정현 진보당 후보(56.7%)에게 크게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희정 국민의힘 후보(부산 연제)가 4일 부산 연제구 새마을금고 본점 인근에서 지역 주민과 만나고 있다. /부산=조성은 기자

이날 <더팩트>는 김 후보의 유세 현장을 동행취재했다. 이곳에 머문 20여 분 동안 5~6명의 주민이 김 후보에게 다가와 격려와 응원을 보냈다. 한 50대 여성이 김 후보를 보고 "오랜만이다"라며 음료와 간식을 건넸다. 여론조사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김 후보는 오히려 '파이팅' 넘쳐 보였다. 김 후보 지지자들도 마찬가지였다. 한 70대 남성은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그쪽 사람들만 대답해서 그렇다"고 의미를 축소했다. 한 60대 남성은 "주변에 노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연제는 무조건 김희정"이라고 강조했다.

"저는 지역이 키운 정치인입니다. 저의 정치적인 성장 과정을 지역 주민께서 모두 지켜보셨어요. 주민들께서 저를 최연소로 첫 국회의원을 만들어주셨고요. 그다음 낙선했을 때 청와대 대변인으로 가는 것도 지켜보셨습니다. 많이 응원해 주셨어요. 다시 당선됐을 때도 마찬가지고요.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임명될 때 인사청문회도 지켜보시며 응원해 주셨어요. 저는 모두 지역 주민들과 함께했습니다."

김희정 국민의힘 후보(부산 연제)가 4일 부산 연제구 연산동 일대에서 지역 주민과 만나고 있다. /부산=조성은 기자

김 후보는 2004년 17대 총선으로 처음 국회의원이 됐다. 당시 만 33세, 17대 국회 최연소이자 역대 최연소 여성 지역구 의원이었다.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내고 청와대 대변인도 해본 뒤 이제 50대에 접어들었지만 나이 지긋한 지역 주민에게는 여전히 '희정이'였다.

김 후보의 유세차는 연산3동 일대를 돌았다. 비탈길 위의 오래된 주택가였다. 김 후보는 "예산을 따올 수 있는 사람, 국가사업을 따올 수 있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의 목소리가 들리자 곳곳에서 주민들이 나와 김 후보에게 손을 흔들었다. 일부 주민들은 "희정이 왔느냐"며 반가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김 후보는 유세차에서 내려 이들을 한명 한명 꼭 끌어안았다.

김희정 국민의힘 후보(부산 연제)가 4일 부산 연제구 연산동에서 주민과 포옹하고 있다. /부산=조성은 기자

김 후보는 상대인 노 후보에 대한 견제도 잊지 않았다. 김 후보는 노 후보를 향해 "통합진보당의 후신", "전과 기록을 봐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김 후보는 이곳의 현안인 황룡산 3터널을 조기착공 및 조기개통하겠다고 약속했다.

"제 공약은 교육과 교통이에요. '학세권', '역세권'이라고 말하는데요. 우선 학세권을 위해서는 초등학교에는 늘봄타운학교, 중학교에는 여름·겨울방학 동안 운영하는 계절학교, 고등학교에는 야간자율학습 및 석식·간식비 지원 등이 있습니다. 모든 주민을 위해 영어 구립도서관도 만들 거고요. 역세권은 황룡산 3터널과 경전철 신설입니다."

김희정 국민의힘 후보(부산 연제)가 4일 부산 연제구 연산동 일대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부산=조성은 기자

김 후보는 <더팩트>에 총선에 임하는 각오로 "진심을 전하는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주민을 향해 수시로 달려가고 손을 뻗는 그를 보면 그가 말한 진심의 의미가 와닿는다.

연산3동 골목시장 안, 한 미용실에서 김 후보를 보고 60~70대 여성 5명이 나와 웃으면서 손을 흔들었다. 방금 유세차에 다시 오른 김 후보는 다시 내려 이들을 포옹했다. 이들은 "무조건 2번"이라며 김 후보에게 지지를 보냈다.

김희정 국민의힘 후보(부산 연제)가 4일 부산 연제구 일대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부산=조성은 기자

주택가를 돈 유세차는 도로를 달렸다. 퇴근길을 가득 메운 자동차들에 김 후보는 연신 손을 흔들고 지지를 호소했다. 연제구 곳곳에는 밝은 파란색 옷을 입은, 노 후보의 지지자들이 보였다. 김 후보는 "전국의 진보당원들이 노 후보를 돕고 있다"며 "많이 열악한 환경에서 선거를 치르고 있지만 진심은 통한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이종섭 호주대사의 일 등이 있었잖아요.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경선할 때보다 본선인 지금 당 지지세가 더 안 좋다는 게 느껴져요. 그렇지만 저는 연제구를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이 되는 사람입니다. 저는 국회의원과 장관, 청와대에서의 경험이 있습니다. 힘 있는 여당이기도 하고요. 자신 있습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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