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대전=김세정 기자] "아이고, 우리 구청장님 모르는 사람이 이 동네에 어디 있겄슈~."
서대전초 근처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 씨는 가게로 인사 온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대전 중구 후보를 만나자 얼굴에 웃음꽃이 번진다. A 씨는 "국회의원 선거에 나간다는데 당연히 도와줘야지, 잘 될겨"라며 박 후보의 손을 꼭 잡았다. 옆에 미용실에 들어가자 손님들이 먼저 알아보고 박 후보를 악수를 청한다. 미용실 손님들과 이야기를 한참 나누던 박 후보는 또 옆 가게 문을 두드린다. <더팩트>는 2일 오후 대전 중구 용두동에서 박 후보를 만나 유세현장을 동행했다.
박 후보는 대전 중구청장을 세 번이나 지냈다. "다들 아는데 뭣 하러 선거운동을 해요, 돌아다니는 시간이 아깝네" 지역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한치의 과장도 없이 세 걸음마다 아는 사람이 나타날 정도다. 몇몇 이들은 몰던 차를 멈추고 박 후보에게 인사를 건네기도 한다. 박 후보는 "제가 이번엔 구청장이 아니라 국회의원 선거에 나옵니다.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눈을 마주치며 말했다.
박 후보도 '중구를 잘 아는 것'을 자신의 강점으로 꼽는다. 중구는 제2의 고향이다. 그는 "제가 정당 생활만 40년 가까이 했고, 구청장을 12년 했다. 정치와 행정 경험은 누구보다 풍부하다"며 "중구 지역을 저만큼 잘 아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주민 한분 한분께 겸손히 다가가서 그분들의 마음을 얻으려 한다"라고 했다.
그래도 박 후보는 더 많은 지역 주민을 직접 만나고 싶어 매일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5시에 집을 나선다. 이날은 생활체조 모임에 갔다. 출근길 인사에 이어 지역 상가 인사, 집중 유세까지. 밤 11시가 돼야 집에 들어간다. '지치지 않냐'는 물음에 "괜찮다"고 웃으며 손사래를 친다. 중구 현역인 황운하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민주당을 향한 지역민심이 곱지만은 않은 편이다. 그런 탓에 박 후보는 더 열심히 움직인다. 민주당에 대한 중구의 민심이 어떠하냐고 묻자 박 후보는 "지금은 그래도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답했다.
박 후보의 친화력 덕에 서대전농협 앞에서 주변 새마을금고까지 200m가량 되는 거리를 함께 걷는데 무려 한 시간이 넘게 걸렸다. 주변 가게 상인 B 씨는 "예전에 부사동에서 저랑 만났지 않냐. 구청장 할 때처럼 국회에 간다면 거기서도 목소리를 내달라. 몸조심하면서 완주하시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10대 시절부터 박 후보를 알았다는 C 씨도 "우리 아파트 사람들에게 잘 말하겠다"고 미소를 보였다. 또 다른 상인 D 씨는 경기가 어렵다며 박 후보에게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세탁소를 50년 운영했다는 70대 E 씨도 "이렇게 경기가 어려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제가 열심히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2시간이 지나서야 박 후보는 인사를 마무리하고 한화생명이글스파크로 향했다. 롯데자이언츠와의 경기를 앞두고 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장철민 동구 후보의 지원유세가 예정돼 있다. 오후 5시께 구장 앞에 도착한 박 후보는 유세차량에 올라 손을 흔들고 인사했다. 경적을 울리면서 박 후보를 응원하는 운전자도 여럿이었다. 유세 강행군에도 지치지 않는 이유다.
박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꼭 승리해 민생경제를 회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 2년 만에 경제가 거의 파탄이 났다. 지역상가를 돌거나 주민들을 만날 때 보면 가장 심각한 건 민생이었다. 전통시장에 갔더니 어느 상인 한 분은 '전기세나 임대료 낼 돈도 없다'고 하셨다. 가슴이 메어졌다. 물가가 너무 올랐다는 걸 피부로 느낀다. 중요한 것은 다 제쳐두고 민생경제부터 살려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