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낮은 자세" 외친 尹 대통령, 내일 '대국민 담화' 


與 내부서 "무릎 꿇어야" 비판 목소리도 
의료개혁 설명에 국한할 듯…이재명 "선거용 쇼"  

윤석열 대통령이 4월 1일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다. 2023년 11월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 관련 대국민 담화 모습. /뉴시스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일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여당 내에서 대통령의 공개 사과 요구까지 나온 가운데, 이번 담화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핵심으로 하는 의료개혁에 한정해, 국민 이해를 구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이날 늦은 오후 출입기자단에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예고했다. 윤 대통령이 공식 기자회견이나 신년사, 신년 대담 이외에 직접 카메라 앞에 서서 특정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은 지난해 11월 29일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 실패 관련 대국민 사과 이후 4개월 만이다.

윤 대통령은 앞서 이날 오후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에서 열린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에서도 "저와 정부는 더 낮은 자세로 국민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서 국민의 아주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총선을 코앞에 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열세 관측이 짙어지자 그간 국정운영 과정에서의 강경한 태도를 벗어나겠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여당 내 비판을 의식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시국기자회견'을 열고 "이대로 가면 국민의힘 참패고, 대한민국은 망한다. 그러나 아직 살길이 있다. 윤 대통령이 국민에게 무릎 꿇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에 공개적으로 사과를 요구했다. 조 의원은 "오만과 독선으로 불통의 모습을 보인 것, 정치를 파당적으로 한 것, 인사를 배타적으로 한 것, 국정과제에 혼란을 초래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것을 사과해야 한다"며 대통령실과 내각 총사퇴까지 요구했다.

다만 이번 대국민 담화는 가장 큰 현안인 '의료개혁'에 한정해 설명하는 내용만 담길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의료 개혁, 의사 증원 추진 경과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서 여전히 궁금해하신다는 의견이 많아, 대통령이 내일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직접 소상히 설명드릴 예정"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대국민 담화 소식이 보도되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정부 아닌 제3자가 의대정원확대 규모 축소 or 연기 제안"이라며 "제2의 6.29선언처럼 '전격합의' 운운하며 선거용 쇼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대통령이 입장을 선회해 의대정원 규모 조정을 발표할지는 미지수다. 윤 대통령은 지난 26일 국무회의에서도 "의대 증원 규모가 대학별로 확정됨으로써 의료개혁을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이 만들어졌다"며 '2000명 증원 계획' 철회 불가 방침을 재확인했고, 대신 내년도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필수의료 5대 재정사업'에 과감한 재정 투자를 하겠다며 의료계에 대화 참여를 요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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