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내년도 예산안은 민생토론회 현장에서 제기된 '민생 과제'에 대한 '해답'을 담아 편성하겠다"며 연구개발(R&D) 분야와 저출산, 청년 지원 예산 확대를 예고했다. 또 "국민의 세금을 한 푼도 낭비하지 않고 국민의 삶을 개선하고, 경제를 성장시키는 데 잘 쓰겠다"며 긴축재정 기조도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생중계로 진행된 제13차 국무회의에서 '2024년도 예산안 편성지침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을 논의하고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9월 초 국회에 제출해야 하는데 그 토대가 되는 예산요구서를 각 부처가 마련하기 전 정부 지침을 확정한 것이다.
윤 대통령이 이날 가장 먼저 언급한 예산 편성 우선순위는 R&D(연구개발) 분야였다. 올해 R&D 예산안은 26.5조 원 규모로, 지난해 예산보다 14.7%( 4조6000억원) 줄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과 정부는추격형에서 선진형으로 가기 위해 R&D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선하는 차원이었다고 강조하며 필요한 부분의 예산을 대폭 늘리겠다고 공언해왔다. 이날도 윤 대통령은 "지난해에는 'R&D다운 R&D'로 개혁의 첫걸음을 뗐다"고 평가하고, "2025년도 R&D 투자 규모는 대폭 확대하겠다"며 내년도 예산안에서 AI, 첨단바이오, 양자 등 3대 게임체인저인 국가 미래 전략 기술에 대한 R&D 집중 투자를 약속했다.
또한 저출산 대응 예산도 대폭 늘리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번 예산안에는 역대 최저를 기록한 출산율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저출산 대응 지원도 더욱 확대하겠다"고 했다.
이 외에 민생토론회에서 논의했던 청년 장학금과 자산형성 지원금, 각 지역 인프라 확충 등 과제 추진을 위한 예산도 담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청년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하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일자리와 자산형성 지원을 강화하겠다"며 "광역교통, 의료, 문화와 같은 생활환경과 인프라 개선도 확실하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불요불급한 지출은 확실하게 줄이면서도, 정부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에는 아낌없이 재정을 지원한다는 철학으로 국가 재정을 운용해왔다"며 "9월 국회에 제출할 정부 예산안에, 오늘 심의하는 편성지침의 철학과 방향이 충실하게 반영되도록, 각별히 관심을 갖고 챙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내년도 예산안 편성 방향과 함께 세제 부담 완화 계획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정치 왜곡과 선동으로 훼손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복원하고, 민생에 부담을 주는 과도한 세제와 규제를 정상화하고 있다"며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전면 폐지 방침을 재확인했다. 또 주식시장 활성화 방안과 관련해 주식양도세 대상 축소,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ISA 세제혜택 확대 등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에 더해, 자발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이는 밸류업 기업과 주주에 대해 법인세와 배당소득세도 감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이러한 정책들은 일부 고소득층을 위한 것이 아니다. 1500만 명의 주택보유자, 1400만 명의 개인투자자 등 많은 국민들께 더 많은 기회와 혜택을 드리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부자감세로 공격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한편 윤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은 이날 '6.25 전쟁 납북피해 진상규명 및 납북 피해자 명예 회복에 관한 법률' 제정일을 기념하며 6.25 전쟁 당시 발생한 국군포로, 납북자, 억류자들을 잊지 말자는 뜻으로 물망초 배지를 착용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천안함 피격 사건 14주기를 기념해 "아직도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북한의 천안함 폭침을 부정하고 있다"며 "반국가세력들이 국가안보를 흔들고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지 않도록, 우리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22대 총선과 관련해 "범법행위로부터 선거의 공정성을 지켜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선거사범에 대한 무관용 원칙 적용, 가짜뉴스와 허위 정보 철저 대응 등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