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종섭 호주대사와 황상무 시민사회 수석의 거취와 관련해 "제가 말씀드린 입장엔 변화가 없다"며 재차 결단을 촉구했다. 앞서 대통령실에서 이같은 당내 요구를 사실상 일축한 상태라 당정갈등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한 위원장은 1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총선 공천자대회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대한 선거를 앞두고 민심에 민감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민께서 소모적 정쟁으로 총선 앞에 다른 이슈보다 이런 것에 관심을 많이 갖고 계시기 때문에 정리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한 위원장은 지난 17일 이 대사에 대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즉각 소환 통보를 해야 하고, 이 대사는 즉각 귀국해야 한다"고 밝혔다. MBC 기자를 향해 '회칼 테러' 발언을 한 황 수석에 대해서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발언"이라며 "본인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다만 대통령실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어 한 위원장은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공천에 불거진 사천 논란과 관련해 "지역구 254개, 비례대표 명단 중에서 단 한 명도 제가 추천할 사람이 없다. 제 친분으로 들어간 사람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처음 불만을 제기한 친윤계 핵심 이철규 의원을 겨냥해 "자기들이 원하는 사람, 추천하는 사람이 안 됐다고 해서 사천이라고 여기는 건 굉장히 이상한 프레임 씌우기에 불과하다"며 불쾌하단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시스템으로 공천하는 것이기 때문에 절차에 따라 추가로 살펴볼 수 있다"며 "제 개인적인 생각이 개입될 여지는 없고 사천이라고 말하는 건 우스운 얘기"라고
또 비례대표 명단 호남 홀대론에 대해서는 "저희 비대위가 박은식, 김경율, 한지아 등 호남 출신의 유능한 사람을 많이 기용했다"며 "비례 명단도 제가 짠 건 아니지만 호남 출신 인재가 포함된 걸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각각의 눈으로 볼 때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지만 여성과 청년 등 지역구 공천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고려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고 봐달라"고 했다.
한편 비례대표 호남 홀대론을 두고 당내에선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전북 출신이 당선권에 포함되지 않아 전북도당 내에서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정운천 전북 전주을 후보(의원) 등 전북 후보 10명은 이날 성명을 내고 "부당한 처사가 시정되지 않으면 선거운동을 모두 중단하고 후보직을 전원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