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채원 기자] 통일부는 18일 북한 관영 매체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김주애에 대해 '향도'라는 표현을 사용한 데 대해 "김주애의 후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6일 김 위원장이 15일 딸 김주애와 함께 채소 온실농장 준공식에 참석한 내용을 보도하며 "향도의 위대한 분들께서 당과 정부, 군부의 간부들과 함께 강동 종합온실을 돌아보시었다"고 썼다. 김주애는 주로 김 위원장의 군사활동에 동행해왔지만 지난해 2월 서포지구 새거리 착공식, 올해 1월 광천 닭공장(양계장) 시찰에 이어 3번째로 경제일정에 함께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통상 '향도'라는 표현은 최고 지도자나 조선노동당에만 썼던 표현"이라며 "북한이 공식 매체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 김주애에 대한 의전, 표현 등을 종합해 볼 때 김주애의 후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도 "4대 세습이 현실화할 경우 가장 큰 피해자는 북한 주민들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에 따르면 북한에서 '향도자'는 혁명투쟁에서 인민대중이 나아갈 앞길을 밝혀주고 그들을 승리의 한 길로 향도하여 주는 영도자를 뜻한다. 대표적으로 고(故)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의 권력기반이 완전히 구축된 시기인 80년대 김 전 위원장을 가리키는 '향도성', '향도의 해발' 등의 용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그동안 북한 매체는 김주애를 ‘존귀하신 자제분’, ‘존경하는 자제분’, ‘조선 샛별 여장군’ 등 점진적으로 격상된 표현을 사용해왔다. 김주애에게도 '향도'라는 표현을 쓴 것은 김주애가 북한의 최고지도자와 같은 반열에 올랐음을 암시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향도하는 위대한 분들'이라는 표현이 김정은과 김주애를 지칭한다면 김주애를 향도자 반열에 올리는 첫 표현"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