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설 연휴를 기점으로 상승세를 탔던 국민의힘 지지율이 정체 국면을 맞이했다. 더불어민주당 공천 파동에 따른 반사이익이었다는 평가와 함께 '한동훈 한계론'이 고개 들고 있다. 외연 확장을 위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나온다.
한국갤럽이 12일부터 14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15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14.7%)에 따르면 정당 지지율에서 국민의힘은 37%를 기록했고, 민주당이 32%, 조국혁신당 7%, 개혁신당 2% 순이었다. 2월 5주차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40%를 기록했다가 3월 1주차에서 37%를 기록해 2주간 유지된 셈이다. 민주당은 이달 1주차보다 1%P 올랐고, 조국혁신당도 1%P 올랐다.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7~8일 이틀간 전국 18세 이상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2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3.9%)에 따르면 정당 지지도에서 국민의힘은 41.9%를, 민주당은 43.9%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인 2월 5주차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46.7% , 민주당은 39.1%를 기록했는데 국민의힘은 4.8%P가 하락한 반면 민주당은 4%P가 올랐다. 이 조사는 무선(97%)·유선(3%) ARS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체로 지난달 경선 기간과 맞물려 보수 지지층의 적극 응답으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상승세를 탔다가 현재 보합 또는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민주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국민의힘 공천에 잡음이 없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3월에 접어들면서 민주당은 신속히 내분을 수습해 선거 모드에 돌입한 반면 국민의힘은 막말 파동, 부정경선 의혹, 이종섭 전 국방장관 출국 사태 등 각종 악재가 겹쳤다. 이런 상황에서 한 위원장이 위기를 돌파할 뾰족한 대책도 없어 보인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 위원장이 중도층 공략 대신 지지층 몰이에만 몰두하는 것도 말이 나오는 지점이다. 한 위원장은 지난 3일 천안을 시작으로 청주, 수원, 성남, 용인, 고양, 부산, 광주 등 지원 유세를 다녔다. 시장 방문이 일정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한 위원장이 해당 지역 후보자의 손을 들어 올린 채 지지자들에 둘러싸인 비슷한 구도가 매번 나온다. 이같은 이미지 정치에 몰두하는 것이 도움 되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에 "시장이 상징적인 장소라서 가긴 해야 한다. 그러나 시장에 가면 나이 드신 분들이 좋아하니까 (가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외연 확대를 노린다면 환영받지 못하더라도 젊은 사람들이 모인 지역으로 가는 게 좋은데 그림이 나오지 않으니까 피하는 것 같다"라고 해석했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도 "시장은 많은 사람들이 와서 교류하고, 이야기하는 기능도 있어서 공략하는 것은 맞지만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선 대통령과의 싱크로율을 낮춰야 한다"라며 "지금 민생 현상이 대통령의 책임이고, 한 위원장은 대통령과 같은 편인데 지금의 현상에 대한 설명이나 반성은 내지 못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한동훈 효과 역시 한계라는 평가가 나온다. 후보자의 막말 논란이나 각종 악재에 대해 제대로 된 설명이나 반성 없이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 문제만 반문하는 화법 역시 역효과만 불러일으킨다는 지적이다. 이종섭 전 장관 문제 등 정부의 각종 논란에도 거리두기나 비판보다는 언급을 아끼는 모습을 대체로 보였다. 민주당 한병도 전략본부장은 15일 "민주당 공천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다시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여당은 공천 참사로 ‘한동훈 한계론’에 봉착한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평가했다.
이 평론가는 "어차피 한동훈 위원장과 대통령의 관계 때문에 한동훈 효과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다시 확인되는 셈이고, 앞으로 본선에서는 역효과만 점점 커질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기사에 인용된 두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